한국공항공사, ‘매출 연동 임대료’로 경쟁 입찰 공고
면세점 포스트 코로나 고려해 김해·김포공항 적극 검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면세업계가 정부의 ‘위드 코로나’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김포국제공항 면세구역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인천국제공항 때처럼 흥행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지만, 면세점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맞서 적극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면세점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김해·김포공항 면세점 운영자 선정을 위한 입찰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우선 한국공항공사는 이달 초 김해공항 국제선 2층 출국장 면세점(DF1) 운영자 선정을 위해 입찰 설명회를 열었다. 공사는 오는 10월8일까지 입찰참가자를 모집한다. 입찰 대상은 주류와 담배를 제외한 향수, 화장품을 판매하는 구역이다. 임대기간은 5년이며 최대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당초 코로나19 장기화로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은 과거 인천국제공항처럼 눈치싸움에 그치다 유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 모두 입찰 설명회에 참여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여기에 공사는 김포공항 출국장(DF1) 경쟁 입찰 공고도 냈다. 김포공항은 인천공항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경쟁 입찰로 나온 김포공항 면세 구역은 화장품과 향수, 기타 품목에 대한 판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흥행 예상되는 경쟁 입찰, 향후 전망은?
면세점은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업체 간 구역 싸움이 치열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면세점이 과거와 달리 매출 하락세를 보이며 내부 사정은 갈수록 힘들어져만 갔다. 특히 지난해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세 차례나 입찰 공고가 유찰되기도 했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167억원으로 전달 대비 약 2% 감소했다. 올해 2분기 면세점 주요 3사(롯데·신라·신세계)는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 역시 기저효과로, 내부 사정은 녹록지 않다.
면세점들은 코로나19로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방문객 발길이 끊기면서 현재 내수 판매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 확대와 자체 온라인몰, 경쟁사 온라인몰까지 입점해 활로를 찾고 있다.
그럼에도 면세점들이 김해·김포공항 면세 구역에 관심을 갖는 데는 임대료에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고정 임대료 방식으로 운영돼 면세점들의 부담이 컸다. 반면 이번 김해와 김포공항 면세점은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매기는 ‘매출 연동 임대료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면세점들은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커도 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어 입찰에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포공항 면세점 수요도 큰 편이다. 한 면세점 직원은 “김포공항 면세점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많다”며 “김포공항은 인천공항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꾸준히 매출이 나오는 곳”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로 나온 김포공항 연간 매출액은 714억원 정도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구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면 한동안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김포공항은 규모가 큰 편이고 위드코로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면세 구역 확보에 업계 모두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포공항은 임대료 부담도 적고 최대 10년동안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