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자체 신용카드 3종 출시
영업수익 대부분 결제 대행업에 치중···나홀로 역성장
“자체 발급 포트폴리오 강화 등 사업 다각화로 타개책 모색”

BC카드가 웹예능 프로그램 '워크맨'과 손잡고 출시한 ‘始發(시발)카드’/사진=BC카드
BC카드가 웹예능 프로그램 '워크맨'과 손잡고 출시한 ‘始發(시발)카드’/사진=BC카드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 상반기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나홀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BC카드가 자체 카드를 출시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회원사에 결제망을 제공해 수수료를 받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에 치중해왔으나 해당 부문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자체 카드를 통해 실적 개선 승부수를 거는 모습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始發(시발)카드’를 선보였다. 해당 카드는 인기 웹 예능 프로그램인 ‘워크맨’과 협업을 통해 내놓은 상품으로 최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비용을 일컫는 ‘시발비용’이라는 신조어에서 상품명을 따왔다.

해당 상품은 BC카드가 내놓은 세 번째 자체 발급 카드다. 앞서 BC카드는 지난 5월 ‘케이뱅크 심플카드’를 첫 번째 자체 카드 상품으로 내놓은 데 이어 7월에는 ‘블랙핑크 카드’를 출시하며 자체 발급 카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BC카드가 이처럼 자체 신용카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BC카드는 그간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수익의 대부분을 결제 프로세싱 대행업에 의존해왔다.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금융사의 신용카드 발행 및 관리와 대금결제를 대신 수행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BC카드의 영업수익은 1조7463억원으로 이 중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에서 발생한 수익은 1조5347억원이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의 87.9%를 차지한다.

결제 대행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는 자체 카드를 발급할 경우 회원사와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어 BC카드는 그간 자체 카드 출시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과 회원사 이탈 우려 등으로 결제 대행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치자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BC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1억원으로 전년 동기(537억원) 대비 30.9% 급감했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모두 순이익이 늘어난 데다 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50.2%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홀로 역성장을 면치 못한 셈이다. BC카드가 최근 자체 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최원석 BC카드 사장 부임 이후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며 자체 카드 발급 강화 역시 사업 다각화 방안 중 하나”라며 “최근 실적이 계속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시도를 통해 타개책을 모색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3종의 자체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했으며 시장 내 반응도 좋은 편”이라며 “향후에도 자체 발급 카드 출시를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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