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숙 부사장과 공채 출신 40대 후반~50대 초반 전무 사내 영향력 커져
창업주 장남 서진석 의장과 기우성 대표 보좌 및 조직 주요 부문 진두지휘
업계 “서 의장 중심으로 공채 출신이 경영 주도할 것”

서진석 의장(왼쪽)과 기우성 부회장(가운데), 장윤숙 수석부사장. / 사진=셀트리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왼쪽부터)서진석 의장, 기우성 부회장, 장윤숙 수석부사장. / 사진=셀트리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중 매출 기준 최대 규모인 셀트리온의 실세는 수석부사장과 전무급들로 파악된다. 향후에도 이들이 창업주 장남을 중심으로 사내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최고 경영진은 서진석 이사회 의장과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의 투톱 체제다. 서 의장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84년 8월생인 그는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후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과 셀트리온스킨큐어 경영총괄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1961년 12월생인 기우성 부회장은 한양대학교 출신이다. 대우자동차 기획실과 넥솔바이오텍 부사장을 거쳤다.    

이처럼 창업주 장남과 대표를 보좌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직위는 수석부사장이다. 셀트리온은 다른 제약사나 바이오업체에도 수석부사장 직위가 있다고 밝히지만 차별점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한 업계 소식통은 “부문장이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무나 상무급도 중요하지만, 셀트리온에서 수석부사장은 통상 복수였고 그들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물러난 이후 중용됐다”면서 “단순히 부사장 중 수석의 의미가 아니며 실제 셀트리온에는 현재 부사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쉽게 설명하면 다른 업체는 고령이고 경력이 많은 임원을 위해 부사장직을 부정기적으로 활용한다면, 셀트리온은 부사장 없이 수석부사장만 대표이사 밑에 두고 운영한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창업주 장남이며 현재 이사회 수장을 맡고 있는 서 의장도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을 기준으로 하면 당시 수석부사장은 서진석 제품개발부문장과 이상준 임상개발본부장, 윤정원 제조부문 공장장, 장윤숙 비전추진실장 등 4명이었다. 이후 서 부문장은 이사회 의장이 됐다. 윤정원 제조부문 공장장도 올 봄 셀트리온 중국법인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전했다.

이에 현재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장윤숙 부사장과 이상준 부사장 등 2명으로 파악된다. 셀트리온의 올해 반기보고서(6월 말 기준)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특히 업계 관심은 장윤숙 부사장에 모아진다. 

1965년 11월생인 장윤숙 수석부사장은 인천 신명여고와 한국외국어대 터어키어학과를 졸업한 후 서강대학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당초 장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에서 지난 2010년 8월 1일부터 2017년 9월 28일까지 7년간 재직하다 퇴사했었다. 전무로 퇴사했던 그는 지난해 1월 전격적으로 셀트리온에 복귀, 수석부사장인 비전추진실장을 맡아 업계 눈길을 끌었다. 비전추진실은 당시 CEO 직속으로 신설된 조직이었다. 당시 서정진 회장이 밝힌 셀트리온 그룹 비전 2030을 위한 협력사업이 비전추진실 핵심사업으로 알려졌다.

반면 업계는 장 수석부사장이 비전추진실 외에도 셀트리온 대외협력업무를 진행한다는 관측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실제 그는 셀트리온에서 대외협력 담당 전무로 활동하다 퇴사한 바 있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업계 소식통은 “장 수석부사장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칠 정도로 현 여권에 발이 넓다”며 “셀트리온이 그를 영입한 이유는 대외협력업무의 일정 부분을 맡기려는 의도가 깔려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이상준 부사장이다. 1967년 3월 태어난 그는 데이터사이언스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Texas A&M Univ.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부사장은 반기보고서 기준 재직기간 9년 5개월을 기록하고 있다.

수석부사장에 이은 전무급은 반기보고서 기준 셀트리온에서 총 5명이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셀트리온에서는 전무급 임원이 없었다. 2020년 1월 당시 상무 4명이 한꺼번에 전무로 승진하며 공백을 메운 바 있다. 당시 전무로 승진한 4명은 셀트리온 설립 초 공채로 입사한 후 능력을 인정 받아 승진을 거듭한 인물이다.

구체적으로 신민철 관리부문장(1971년 8월생), 이혁재 경영지원부문장(현 제품개발부문장, 1975년 9월생), 권기성 연구개발본부장(현 연구개발부문장, 1969년 4월생), 이상윤 글로벌운영본부장 등이었다. 이중 올 들어 퇴사한 이상윤 본부장을 제외한 3명과 이수영 신약연구본부장(1972년 1월생), 구윤모 엔지니어링본부장(1970년 2월생)이 6월 말 기준 전무로 재직하고 있다. 이수영 본부장과 구윤모 본부장 재직기간이 각각 18년 7개월과 17년 7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에서 잔뼈가 굵은 임원급으로 판단된다.   

특히 신민철 관리부문장과 이혁재 제품개발부문장은 전무급 투톱으로 분류된다. 전무 발탁 시점으로 보면 40대에 셀트리온 핵심 부문을 책임진 셈이다. 신민철 전무는 재무본부와 관리본부, IR 등이 소속된 관리부문장으로 근무하며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혁재 전무의 경우 제품개발부문장 전임자가 서진석 의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진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파악된다.

참고로 셀트리온 조직은 관리부문과 경영지원부문, 제품개발부문, 제조부문 등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본부는 부문의 산하 조직이다. 전무 5명 중 신 전무와 이 전무, 권 전무가 부문장을 맡고 있다. 나머지 2명, 즉 이수영 전무와 구윤모 전무는 본부장이다. 반면 제조부문장은 강석환(1971년 11월생) 상무가 맡고 있다. 셀트리온 재직기간은 17년 7개월이다. 

이밖에도 셀트리온에는 10명 상무와 19명 이사가 근무한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수치다. 셀트리온은 “공시 이외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최근 퇴사한 임원 등 구체적 내용 확인을 유보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에서 공채 출신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 임원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이들이 서진석 의장을 중심으로 향후 회사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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