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식약처 정식 허가···유럽·미국 시장 진출 ‘눈앞’
삼성에피스 루벤티스 시밀러 ‘바이우비즈’, 유럽 이어 미국도 판매 허가···내년 6월 미국서 판매 시작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까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대형 바이오의약품들의 허가가 잇따랐다. 두 업체가 개발한 의약품 모두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만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가 식품의약품안저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전세계 13개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렉키로나는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이번 허가로 렉키로나 투약 대상이 ‘고위험군 경증 및 모든 중등증 코로나 환자’로 변경돼 경증 환자의 범위가 확대됐다. 약물 투여시간도 기존 90분 정맥투여에서 60분으로 30분 단축됐다. 이처럼 이번 허가를 통한 대상 환자 확대와 투약시간 단축으로 국내 의료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국내 식약처 품목허가를 발판 삼아 유럽과 미국의 규제기관과의 사용허가 협의에 속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EMA(유럽 의약품청),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긴밀히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긴급사용을 승인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도 렉키로나의 투약 대상 확대, 투약 시간 단축 등 이번 식약처 허가 내용이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렉키로나가 이미 EMA로부터 정식 품목허가 전 사용 권고 의견 및 조건부 허가를 받은 데다, 최근 EC(유럽연합 진행위원회)가 10월에 최소 3개 치료제를 승인한다고 밝히면서 렉키로나의 내달 허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편 셀트리온은 현재 렉키로나 후속으로 ‘CT-P63’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CT-P63은 렉키로나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은 낮지만,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는 뛰어난 중화능력을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렉키로나 후속으로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CT-P63이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성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허가 소식에 이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삼성에피스가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시밀러 바이우비즈가 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지난 8월 유럽의 최초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판매 승인을 얻은 바이우비즈는 한 달 만에 미국 최초의 안과 바이오시밀러 타이틀도 달게 됐다.
황반변성은 시력 감퇴와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질환이다. 지난 2007년 제넨텍이 치료제 루센티스를 개발한 이후 환자가 계속 늘면서 지난해 글로벌 매출 4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미국 시장에서만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삼성에피스의 미국 판매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허가로 유럽·미국 시장에서의 바이우비즈 판매가 바로 가능한 건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물질 특허는 지난해 6월 이미 종료됐지만, 루센티스 개발사인 제넨텍이 SPC(추가보호증명)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출시가 가능해 현재 많은 기업들이 특허 만료가 임박한 대형 시밀러 개발에 한창이다. 그러나 루센티스를 비롯한 황반변성 치료제가 연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표적인 시장인 만큼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인 제넨텍이 SPC를 통해 특허 보호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삼성에피스에 따르면 제넨텍과의 계약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의 바이우비즈 판매는 내년 6월부터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넨텍이 루센티스의 SPC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바이우비즈 판매에 합의한 사실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다만 내년 7월 특허 종료 예정인 유럽 시장에서도 특허 보호 전략으로 실질적인 판매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에피스는 지난 6월 국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국내든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시장이든 전 세계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적기에 치료제를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