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숫자 감소에도 연휴 직전 증가세 반영”···이동량 증가 등 따른 연휴 기간 확산세, 내주 구체화 예상

22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3번 출구 광장에 설치된 찾아가는 선별검사소에서 귀경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3번 출구 광장에 설치된 찾아가는 선별검사소에서 귀경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당초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이에 전문가들은 검사 숫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휴 직전 확산세가 확진자 숫자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연휴 기간 이동량 증가 등에 따른 확산세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발생한 일별 신규 확진자를 보면 2087명→1909명→1604명→1729명→1720명을 기록했다. 첫날인 18일만 2000명을 넘겼지만 요일을 기준으로 감안하면 적지 않은 확진자 수치다. 당초 최소한 연휴 기간 동안에는 확진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케 하는 부분이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연휴 직전 코로나 확산세가 검사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이 퍼져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요일 기준 최다 기록을 세우는 등 코로나 확진자가 늘었다”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우선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깔려 있다”며 “델타변이에 대한 백신 효과가 떨어지고 특히 지난 2월이나 3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예방 효능이 감소된 상태라는 점을 확산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간 점도 중요하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민 경각심이 떨어진 것도 확산의 주요 요인”이라며 “이번에 귀성하지 않은 사람들은 휴가지로 몰려갔을 정도로 이제 국민들이 코로나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실질적으로는 한국도 ‘위드코로나’ 상태로 접어들은 상태”라며 “당분간 코로나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연휴 기간 연속으로 1700명대가 나오는 등 확진자 숫자가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휴 직전 수도권의 코로나 확산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 여파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휴 전 이동량 증가 등 몇몇 지표가 불안정했다”고 정리했다. 그는 “연휴가 끝난 상황에서 당분간 확진자 수는 늘어날 것”이라며 “다음 주에는 확진자 최다 기록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위드코로나는 어차피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적 모임 허용 숫자가 늘었고 오는 10월 4일부터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 중증환자 규모가 본격 위드코로나 도입의 중요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휴일 확진자가 1400명에서 1500명 정도 나온 것에 비해 이번 추석 1700명가량 나온 것은 확진자가 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정리했다. 천 교수는 “명절 기간 귀성객이나 이동객들이 코로나 감염 여부를 검사했고 시간에 쫓겼던 사무직이나 병원 근로자들도 검사를 받으면서 확진자가 늘었다”며 “무엇보다 추석 직전 이동량이 많았던 것이 연휴 기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휴의 코로나 확산세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나올 것”이라며 “본격 증가는 다음 주에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천 교수는 “그동안 확진자가 많았던 싱가포르의 경우 80%가 넘는 백신 접종률 등을 통해 위드코로나에 돌입했고 사망자도 거의 없는 상태”라며 “한국도 백신 접종을 통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뱡역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정 수준이란 최종 기준 70~80% 정도 백신 접종률을 지칭한다”며 “최소한 11월은 돼야 본격 위드코로나에 돌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초 연휴 기간 검사 숫자가 줄어 확진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높은 양성률을 보이며 이번 연휴에 확진자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증가 원인은 추석 직전 코로나 확산세로 판단된다”며 “감염 전파가 많았던 것이 검사 숫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휴 종료 후 검사 숫자가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오면 최대 3000명 확진자도 예상된다”며 “연휴 기간 확진자는 다음 주 초반부터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 코로나 확산세가 다음 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사견으로는 현 시점이 위드코로나를 언급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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