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회의 진행
100여명 국가·정부 수반 현장 참석
문 대통령, 21일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기조연설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부인 김정숙 여사와 뉴욕 JFK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부인 김정숙 여사와 뉴욕 JFK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열리는 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회의에는 100여명의 국가·정부 수반이 참석한다. 이들은 아프간·미얀마 사태를 비롯해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외신은 우선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이번 유엔총회 고위급회의의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UN 미국대사는 “아프간을 두고 여러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도 탈레반에 인권 존중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이번 회의 때 유엔에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에 아프간 전 정부가 임명한 굴람 이삭자이 대사가 아프간을 대표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전망이다.

올 2월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도 아프간처럼 전 정부가 임명한 대사가 이번 총회 때 국가를 대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 땐 기후변화도 주요의제로 전망된다. 유엔은 지난 17일 발표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글로벌 감축목표 보고서’에서 각국 현행 탄소배출 목표치를 고려하면 오는 2030년 탄소배출량이 2010년 대비 16% 늘어나 지구의 온도가 결국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7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학자들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하로 상승'해야 기후위기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CNN은 코로나19 백신 접근권도 주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단 10개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70%가 접종됐다고 지적하면서 빈국은 백신이 부족한데 부국들은 백신을 쌓아두고 부스터샷을 준비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총회가 코로나19 슈퍼전파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엔은 앞서 회원국에 총회에 되도록 화상으로 참여하고 슈퍼전파를 예방하는 데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시는 '실내모임 시 백신접종 증명' 지침을 유엔도 따라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에 협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20일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총회 전 백신을 맡을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러시아도 '백신접종 증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커스(AUKUS)라는 새 안보동맹을 구축한 미국과 영국, 호주 등 3개국과 이들의 오랜 우방인 프랑스의 갈등이 총회에서 어떻게 표출될지도 주목을 받는다.

호주가 오커스에 참여하면서 미국과 영국 기술을 이전받아 핵잠수함을 건조하기로 하고 대신 프랑스로부터 디젤 잠수함을 구매하는 77조 규모의 거래를 취소해 양쪽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사전에 녹화된 연설을 21일 방영하기로 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9일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까지 뉴욕에 머무르며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0일 오전엔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 참석해 연설한다. 이 세션에는 유엔 회원국 정상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유일하게 참석한다. 이번 연설에서 코로나 극복과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역설하고 미래세대의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21일 오후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을 맞아 변함없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노력을 설명한다. 코로나19 극복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 등에서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또 영국, 슬로베니아, 베트남과의 양자 정상회담도 진행한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 CEO 접견 및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 등 백신 관련 일정도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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