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교통망 대책발표로 내집마련 수요 유입 늘어난 영향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경기도 내 악성 재고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최근 1년여 사이에 급속도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에 민간업체가 공급한 주택 중 미분양 물량은 126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45가구였던 것에 견주어보면 1년 새 48.1% 급감한 수준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악성 미분양 주택수다. 2년여 전인 지난 2019년 6월에는 악성 미분양 주택수가 2835가구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올해 1월에는 958가구로 줄더니 6월 말 기준으로는 668가구에 그쳤다. 불과 2년 사이 76.4%나 감소한 것이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급속도로 소진된 것은 서울과 경기권 집값이 지나치게 높아져버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집값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경기권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3년 전보다 인구가 늘어난 지역에 과천, 하남, 김포, 시흥, 화성, 평택, 양주, 남양주 등 경기도 19곳이 이름을 올렸다.
또 올 해 들어 3기신도시 개발과 함께 국가철도망 구축사업 등 광역교통망 대책 발표가 나온 점도 악성 미분양 주택을 빠른 속도로 감소시킨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광역교통망 개발에 따른 서울 접근성 개선이 미분양 주택호수 추이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재건축 이주수요에 따른 전세대란 등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악성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조심해야 할 것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지역 내 주택 수급여건과 주거편리성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건설사가 공사비를 투입해 지어놓고도 팔지 못해 남은 재고인만큼, 건설사들이 자금 사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털어내기 위해 우대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미분양 아파트는 최초 분양가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집값이 크게 급등한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 증감 추이는 주택시장 전반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며 “추후 주택경기가 꺼지면 집값변화도 여타 단지보다 클 수 있는 만큼 장기발전가능성 등을 매수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