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차 거래 플랫폼에 연이어 투자···전략적 시너지 효과 창출 목표
KB국민카드, 올해 초 중고차 거래 안심 결제 서비스 등 출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중고차 전문 기업 ‘오토핸즈’와 ‘디지털 기반 미래 중고차 시장 선점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중고차 전문 기업 ‘오토핸즈’와 ‘디지털 기반 미래 중고차 시장 선점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사진=신한금융그룹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신한금융그룹의 중고거래 시장 진출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개인간 현금거래가 주를 이루는 그 특성상 그동안 금융 결제 사업과 무관한 부문으로 여겨져왔지만 중고거래 플랫폼들의 성장과 함께 그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고거래 시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룬 분야 중 하나로 성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신한금융은 최근 잇따라 중고차거래 플랫폼,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등과의 투자·협업을 진행하며 영토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 역시 이미 KB국민카드 등을 통해 중고거래 시장 관련 사업을 다수 진행해오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대한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신한캐피탈에서 운용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 SI(Strategic Investment, 전략적투자) 펀드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 투자조합 제1호’를 통해 진행되며 금융과 중고거래 플랫폼의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 투자조합 제 1호’는 차별화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의지로 조성된 국내 금융그룹 최초의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다. 향후 신한카드와 번개장터는 리셀 활성화와 이를 활용한 디지털 컨텐츠 개발에 전략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중고차 전문 기업 ‘오토핸즈’와 ‘디지털 기반 미래 중고차 시장 선점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오토핸즈에도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 투자조합 제 1호’를 통해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오토인사이드’와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 종합 디지털 플랫폼 ‘신한 MyCar’의 중고차 파트를 강화할 방침이다. 오토인사이드는 오토핸즈의 자체 플랫폼으로 ▲내차팔기·사기 ▲중고차 경매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오토핸즈는 현재 400개 이상의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이처럼 중고거래 플랫폼에 연이어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중고거래 시장 자체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높은 성장성을 보여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중고거래(중고차 제외) 시장의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추산되며 올해에는 24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이 투자를 진행하는 번개장터의 경우에도 지난해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총 거래액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 수도 1600만명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중고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중고차 거래량은 296만4000대로 전년 동기(275만2000대)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신한금융의 금융플랫폼과 중고거래 플랫폼이 협업을 진행할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의 고객들을 금융플랫폼에 유입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중고거래 시장은 얼마 남지 않은 현금결제 시장이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차별화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여러 신기술 투자들 중에 하나”라며 “중고거래 시장이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과의 연계 사업 등은 정확한 윤곽이 나온 것이 없다”며 “생활 밀착형 플랫폼 구현 등이 완료됐을 때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 역시 중고거래 시장에 주목하고 있어 두 그룹의 1위 경쟁이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역시 올해 초부터 일찌감치 KB국민카드 등의 계열사를 통해 중고거래 시장 진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카드는 지난 1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함께 ‘KB국민 중고거래 안심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는 카드사 중 최초로 개인 간 중고 거래에 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로 출시 당시 금융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개인간 중고차 직거래시 개인 판매자에게 신용카드 가맹점 지위를 일회성으로 부여하는 방식의 ‘KB국민카드 중고차 안전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출시된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 역시 이달 회원가입 100만명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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