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 지급으로 전통시장 소비 훈풍···육류 등 일부 물가는 불안
산업부 장관 망원시장 답사, 물가 등 점검···“방역·안전에 만전 기할 것”

15일 서울 망원시장을 방문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시장 내 한 과일가게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최성근 기자
15일 서울 망원시장을 방문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시장 내 한 과일가게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최성근 기자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장사하기 참 어렵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시장 내엔 추석 명절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부 A씨는 “원래 여기는 낮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데 오늘은 명절을 앞두고 있어 좀 더 많은 것 같다”며 “(추석 때) 시골에 내려가지는 않지만 연휴기간 가족과 함께 먹을 반찬거리 준비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시장 내 한 떡집 주인은 지난해에 비해 매출 상황이 어떻냔 질문에 “아직은 잘 모른다. 명절이 돼 봐야 알 것 같다”며 “가족들이 조금씩 모여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이씩은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활력이 돌고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 가운데서도 정부의 코로나 상생지원금(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 훈풍이 부는 가운데 일부 장바구니 물가는 불안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전통시장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원시장 내 한 상인은 “그전까지는 장사가 잘 안됐는데 이달들어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사정이 좀 나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손님이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는지 바로 알 수가 없어 재난지원금 효과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긴 쉽지 않다”며 “그래도 최근 시장을 찾는 사람이 다소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절을 앞둔 장바구니 물가는 폼목별로 상황이 다소 엇갈렸다. 채소나 과일은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연초 한 단에 많게는 8000원대까지 뛰었던 대파는 대부분 가게에서 2000원에 팔고 있었다. 한 채소가게 주인은 “요즘엔 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주변 과일가게에선 3kg 1상자에 1만3000원인 머루포도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짐을 나르던 종업원은 “오늘 새로들어온 포도인데 며칠 전에 들어온 것과 같은 값에 팔고 있다”며 “오는 사람들이 또 오기 때문에 가격을 속일 수 없다”고 말했다. 차례상에 오르는 사과나 배도 비슷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달걀값은 30구 기준 대란이 7000원, 왕란이 9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정부 통계치 6000원대 중반보단 다소 비싼 수준이었다. 가게 주인은 “지금 가격이 이달 초 가격”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올 초부터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지난달엔 채소류 출하량 증가, 햇과일 본격 출하에 힘입어 상승률이 한 자릿수(9.1%)로 내려오면서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고 있었다. 한 정육점 앞엔 돼지갈비 1근이 6900원이란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가게 주인은 “이건 어제 가격이고 오늘은 7800원이다. 이른 시간이라 미처 가격표를 바꾸질 못했다”며 “돼지고기 소고기 할 것 없이 엄청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둔 시점에 재난지원금까지 겹치면서 오름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단 설명이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축산물 가정소비가 증가하면서 도축 물량과 수입을 확대하는 등 가격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8월 기준 소고기와 돼지고기 국내산 공급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소고기는 수입도 평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나 시장에선 대책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정부는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직접 전통시장을 방문해 물가와 상인들의 애로점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망원시장을 찾아 명절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문 장관을 만난 상인들은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되고 있다”,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다”, “코로나 백신 보급이후 사람들이 좀 늘긴 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문 장관이 상인과 대화하는 걸 본 한 고객은 “장관이 추석을 맞아 이렇게 시장을 와주는 건 좋은데 평소에도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시장을 돌며 과일, 한과 등을 구입했고, 이 물품은 비대면 방식으로 복지시설인 라파엘의 집에 전달했다.

문 장관은 “망원시장이 배달앱 등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 자체 배송센터 운영 등을 통해 상인회 추산 총 매출의 10% 가량을 비대면 방식으로 달성하는 등 전통시장의 온라인 유통 성공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며 “산업부도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오는 22일까지 전통시장 650개소에 대한 전기, 가스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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