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지부, 추석 연휴 총파업 예고
노사 이견차 커···올라인 사업 고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홈플러스가 올라인(All-line·온라인+오프라인) 강화를 목표로 수장 교체까지 단행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체질을 목표로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자산유동화를 추진했지만 이를 둘러싼 이견도 좁혀지지 않는다. 갈수록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자산유동화’로 대목마다 이어지는 노사 갈등
15일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노동자 수천명은 추석 연휴 기간(18~20일)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무차별 영업점 폐점을 중단하고 고용 안정을 보장하란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사측에 고용 안정을 비롯해 기본급 인상, 전환배치 개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주5일제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 사측은 “폐점했던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매번 명절 대목 때마다 양측이 근로 환경을 주제로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노사 간 갈등이 대목마다 벌어지는 데는 ‘자산유동화’에 있다. 홈플러스는 올라인을 추진하고 있지만, 강점인 오프라인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를 통해 지난해부터 점포 매각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커졌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대전 둔산점(3802억원) ▲경기 안산점(4300억원) ▲대구점(1279억원) ▲대전 탄방점(908억원) 등 점포 4개를 매각했다. 올해는 부산 가야점을 MDM그룹에 3500억원에 넘겼다. 5개 점포를 매각한 홈플러스는 1조3800억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지만, 여전히 재무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1년 사이 크게 줄었고, 부채비율도 700~800%대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유통업계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이 위험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홈플러스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개점을 앞뒀던 원주점, 인천청라점 일정이 미뤄지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홈플러스 올라인, 언제 성과 낼까
홈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온라인 부문도 약하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롯데쇼핑의 롯데온 점유율은 각각 15%, 5%이지만 홈플러스 온라인 부문 점유율은 미미한 상태다.
홈플러스 전체 매출의 온라인 비중은 상반기 기준 2019년 10%, 2020년 14%, 2021년 16%다. 이마트 온라인 비중은 16% 수준으로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로 50% 이상 확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는 당초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를 검토했지만 본입찰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결국 홈플러스는 자체적으로 사업을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 사업 목표 매출을 1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2019년 세운 목표 매출 2조3000억원보다도 1조원 내린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홈플러스가 세운 내년 목표 매출 1조8000억원, 2023년 2조4000억원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 사업은 이커머스가 장악하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 없이는 성장하기 힘든 구조”라면서 “홈플러스도 다른 기업 인수나 협업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은 성장하고 있고 올라인 전략 추진을 위해선 자산유동화가 불가피하다”며 “신규 채용도 꾸준히 하고 있고, 자산유동화를 위한 점포 매각 시에도 즉시 전환 배치를 하고 있어 직원 고용 문제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파업 참여 조합원 규모는 많아야 직원의 10~15% 수준”이라며 “본사 점포 지원,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고객 쇼핑 피해는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