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수도권 모두 증가할 듯” vs “통상 휴일과 비슷할 것”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또 다시 2000명대를 넘어섰다.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증가 폭에 있어서는 전문가별로 일부 차이가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80명이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2057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23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27만7989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직전일(1497명)에 비해 583명이 늘면서 지난 9일(2049명) 이후 6일 만에 다시 2000명대로 올라섰다. 특히 재확산세를 보이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1656명을 기록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지역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다시 80%를 넘어섰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향후 추석 연휴가 끝나면 이동량 증가 등으로 인해 확진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그 폭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까지 비수도권의 경우 안정세로 볼 수 있다”며 “반면 수도권, 특히 서울은 확진자가 계속 나왔고 오늘도 적지 않은 숫자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서울시 종로구와 중구, 여의도, 강남 등 오피스타운이 많은 지역은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감염돼 지역사회로 옮기거나, 또는 퇴근 후 가족들에게 감염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증가보다 델타 변이 등으로 인한 전파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면 코로나가 확산될 수 밖에 없다”며 “연휴 기간 동안 확진자는 조금씩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추석 연휴가 종료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확진자가 늘 것”이라며 “연휴 기간 꼭 필요한 사람만 만나고 영상이나 선물을 통한 대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불가피한 경우 외부, 사람을 만나면 만난 다음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 확산은 정체기”라며 “수도권은 인구와 밀도가 높고 모임이나 활동이 빈번해 확진자 숫자가 감소할 요인은 현실적으로 백신 접종 밖에 없다”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향후 기온이 내려가고 국민 경각심이 떨어지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 등 방역에 불리한 요인들이 적지 않다”며 “인구 이동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일찍 받은 농촌 어르신들이 돌파감염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단,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이 상대적으로 여름 휴가 기간보다 짧기 때문에 연휴가 종료된 후 비수도권 확진자 증가 폭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휴가와 명절은 다르다”고 언급했다. 즉, 대이동으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추석 연휴가 상대적으로 휴가보다 짧아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예상이다. 그는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 확진자 추세는 통상 휴일과 엇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명절을 맞아 상가도 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는 수도권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정체기로 판단된다”고 정리했다. 이 교수는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 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확진자는 소폭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추석 기간 국민 이동량이 핵심”이라며 “이동량이 많으면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며, 반대 경우에는 확산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추석 연휴 이후 상황은 체크해야 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확진자가 소폭으로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휴 기간 ‘최소한의 만남’ 원칙을 실현해야 한다”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초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추석 전까지 확진자가 완만하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하지만 현재 잘 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연휴 기간에는 검사 건수가 줄어 확진자 숫자도 감소할 것”이라며 “연휴가 끝나면 확진자는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국민 이동량이 중요한데, 백신 미접종자 등 어떤 계층이 얼마나 이동하느냐가 연휴 종료 후 확진자 증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추석이 끝난 후 이동량 등으로 확진자가 늘 것이 분명한데, 문제는 그 폭”이라며 “전문가들도 자신 있게 제시하지 못할 만큼 예상은 어렵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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