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배당도 준비···당국 개입 가능성 낮아 시행 확률↑
보통주자본비율 12% 맞춰야···코로나 사태도 변수

신한금융지주 서울 세종대로 사옥 전경 / 사진=신한금융지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배당정책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하면서 신한금융지주의 분기배당 정례화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이 3분기에도 배당을 실시하면 사실상 금융권 최초로 분기배당을 도입한 사례가 된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수준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여부에 따라 배당 시행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배당 관여 안하겠다”···신한금융, 3분기 배당 가능성↑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사의 경영 자율성을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금리, 수수료, 배당 등 경영 판단사항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이 ‘배당’을 콕 집어 금융지주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을 하자 금융권의 눈은 신한금융으로 쏠린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매 분기 배당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배당을 할 때도 신한금융은 '반기배당'이 아닌 '분기배당'이라고 강조했다. 3분기에 배당을 실시하면 분기배당이 정례화되는 셈이다. 

2분기 배당 금액이 1600억원에 그친 점도 3분기 배당을 위한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KB금융은 2900억원을 반기배당했다. 신한이 3분기에도 2분기와 같은 금액을 배당한다면 KB와 규모가 비슷해진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달 “(투자자들과) 약속을 했으니 지키겠다”며 분기배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금융은 작년부터 배당규모를 늘리고 분기배당을 시행하려고 했지만 당국의 제재에 가로막혔다. 신한금융 주가는 코로나 사태와 유상증자로 크게 하락한 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카드로 적극적인 배당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에 배당을 축소해 코로나 사태에 대비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신한금융은 작년 기준 결산배당을 다른 금융지주보다 덜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신임 금융위원장이 금융사 배당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못박으면서 신한금융의 3분기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신한금융이 3분기에 배당을 하면 주가 부양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반기배당보다 분기배당이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을 준다. 반기배당을 하는 다른 금융지주와의 차별화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또 금융지주의 고민거리인 배당락일 후 주가 폭락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자료=각 사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재원마련은 문제 없어···BIS비율, 코로나 사태가 변수

배당을 위한 실탄 확보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2분기 배당 재원도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에 의지하지 않았다. 오렌지라이프로부터 받은 자금과 지주 자체 현금자산으로 배당했다. 3분기에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해 신한은행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이 올해 금리 상승세를 타고 최대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큰 점도 배당 여력을 키우는 대목이다. 

다만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과제다. 신한금융은 분기배당 시행의 조건으로 BIS비율 지표 중 가장 관리하기 까다로운 ‘보통주자본비율 12% 유지’를 내걸었다. 이와 함께 지표 상승효과가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 방식으로 산출해 목표치를 만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최대한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이어가 배당에 따른 손실흡수력 하락 우려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3분기에도 1조원 넘는 당기순익을 거둘 것이 예상되고 있어 BIS비율 목표치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에도 최대 실적으로 12%를 넘겼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로 늘려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증대는 가계대출보다 BIS비율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도 변수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시 경기침체가 깊어진다면 분기배당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분기 경제성장률 하락 등 구체적인 경기지표가 악화되면 당국의 태도도 다시 변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은 회사의 목표인 만큼 경기 상황등을 고려해 3분기 배당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금융당국과도 계속 소통하면서 배당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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