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5일 본입찰 접수 마감···이스타항공 17일 회생계획안 제출
쌍용차, 인수전 흥행했지만···인수 후 정상화 계획 불투명
이스타항공 “기간내 제출 문제 없어”···채권단 설득은 숙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쌍용자동차와 이스타항공이 이번주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분수령을 맞았다. 쌍용차는 본입찰을 마무리 지으며 새 주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스타항공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쌍용차는 인수후보자들의 자금조달능력과 인수 후 회사 정상화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이스타항공은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는 난제가 남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15일까지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후 인수후보자의 매각금액과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이르면 다음달 본 계약을 체결한다.
현재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11개 국내외 업체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혔다. 이중 7개 기업은 지난 달 27일까지 예비실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7개 업체는 SM그룹,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카디널 원 모터스, 케이에스 프로젝트 컨소시엄, 퓨처모터스컨소시엄, 인디(INDI) EV, 이엘비앤티 등으로 파악됐다. 이 중 인디 EV와 이엘비앤티를 제외한 5곳은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까지 마쳤다.
자금 동원력 등을 고려하면 SM그룹과 에디슨모터스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SM그룹은 재계 38위로 내부 자금만으로도 1조원대 쌍용차 인수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 자체 보유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자금 확보에 나섰다.
쌍용차보다 한 발 먼저 주인을 찾은 이스타항공은 오는 17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6월 성정을 최종 인수자로 결정하고, 바로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생 계획안 마련에 속도를 냈다. 이후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양사 모두 회사 경영 정상화 작업이 착실히 진행 중이나 변수는 있다.
쌍용차의 경우 인수 후 경영 정상화 계획이 불투명하다. SM그룹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력 후보로 꼽히나, 전기차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은 알려진 바 없다. 회사 정상화를 위한 투자 계획도 불분명하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기술 및 생산 경험을 승용차에 적용시키겠다는 계획이나, 현재 회사는 소량의 상용차만을 생산하고 있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쌍용차 인수금액만 1조원에 육박하는데다 전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개발 및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현재 언급된 인수후보자들의 자금과 기술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쌍용차 인수전에 나선 후보들이 회사 이름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강하며, 회사 정상화보다 평택공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부지를 평택시에 매각하기로 했는데, 평택시는 해당 부지를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도변경될 경우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가치는 1조5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현재 회생계획안 제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전산시스템 복구 지연 등으로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7월 법원에 구체적인 채권액 산정을 위해 전산시스템 복구가 필요하다며 2개월 가량 회생계획안 제출 연장을 신청한 바 있다. 직원들의 급여 및 퇴직금 등 공익채권 규모를 확정하기 위해 내부 전산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생각보다 더뎌지고 있다.
또한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이스타항공 매각금액은 1100억원으로 이 중 700억원가량의 공익채권을 변제하고 나면 나머지 400억원으로 회생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회생 계획이 통과되려면 금액 기준 66.7%의 채권단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리스사, 정유사, 카드사, 공항공사 등 채권자들과 변제 비율을 협의하는게 쉽지 않다.
다만 이스타항공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채권자 대부분이 다시 회사와 거래를 이어나가야 하는 입장이며, 이스타항공 측도 변제 비율을 조정하는 대신 추후 계약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채권자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