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분기별 꾸준한 실적 성장···1년 만에 주가 3배로 급등
별풍선 문화 정착하면서 유튜브·트위치 상대 경쟁력 확보
별풍선 문화는 양날의 검···광고주 플랫폼출시로 다각화 모색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인터넷개인방송 아프리카TV의 주가가 하락장 속에서도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매 분기마다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면서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3배로 뛰었다. ‘별풍선’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난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TV가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글로벌 개인방송 플랫폼과 경쟁에서 독자적 입지를 구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프리카TV 주가는 지난주 16만600원에서 이번주 16만5500원으로 3.1%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아프리카TV의 시가총액은 이번주 종가기준 1조9024억원으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7일 장중에는 주가가 7만1300원을 찍으며 시가총액이 1조9690억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아프리카TV의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역시 사상 최고인 24위까지 올라선 상태다.
국내증권사들은 지난 7월27일 일제히 아프리카TV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TV 주가는 당시 상향제시됐던 목표주가를 대부분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16만원, 유안타증권은 16만3000원, DB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16만5000원, 삼성증권은 17만원을 제시했었다.
아프리카TV 주가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이번주 국내 증시가 카카오나 네이버에 대한 빅테크규제 이슈로 하락하는 와중에 이뤄져 더욱 돋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 주가 상승은 기본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실적에 기반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매출 1966억원, 영업이익 504억원을 냈는데 올해는 상반기만에 매출 1259억원, 엉업이익 4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세보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더욱 가파른 셈이다.
분기별로 봐도 아프리카TV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올해 1분기에 매출 609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냈는데 2분기에는 매출 650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9.7% 늘어났다.
아프리카TV의 올해 3분기 실적 역시 2분기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TV는 3분기부터 라이브커머스와 실시간방송 도중 중간광고를 도입하면서 매출 다각화에 힘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TV가 항상 지금처럼 고공행진했던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TV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아프리카TV는 1990년대 PC통신 나우누리를 서비스했던 나우콤이 전신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클럽박스, PD박스 등 웹하드서비스로 생존을 모색했다.
나우콤은 2005년 W플레이어라는 시범서비스로 지금의 아프리카TV 방송을 선보였고 2006년에는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2007년 11월에는 별풍선제도를, 2009년에는 스티커라는 아이템을 도입하면서 개인인터넷방송을 하는 BJ들에게 경제적 후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스포츠나 게임 중계로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끌던 아프리카TV는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펼쳐지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게 됐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인터넷개인방송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나 트위치, 카카오TV 등이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아프리카TV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신인BJ육성에 성공하고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을 지킴으로써 실시간 개인방송에 특화된 입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BJ에게 별풍선을 주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신인BJ가 안정적으로 육성되고 아프리카TV의 수익도 빠르게 늘어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아프리카TV로서는 별풍선 문화가 성장의 원동력이지만 잠재적 리스크이기도 하다. 별풍선 관련 매출은 아프리카TV 전체 매출의 8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데 BJ들이 별풍선을 목적으로 사회적 일탈을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프리카TV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광고주 플랫폼 AAM을 출시하는 등 별풍선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김한경 교보증권 연구원은 “AAM 출시에 따른 중소형 광고주 비중 증가와 더불어 폭발적인 광고 매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인터넷 플랫폼 업체 대비 디스카운트 요소가 해소되는 국면”이라며 “기부경제 이외의 추가적인 성장 엔진을 장착함에 따라 진정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