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한국형 의료인공지능 닥터앤서의 기대와 숙제 강연
소프트웨어 확산할 수 있다는 좋은 인프라 확보···올해 4월부턴 개인병원 이용중심 닥터앤서 2.0 개발도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 인공지능 국제포럼(AIF)에서 ‘한국형 의료인공지능 닥터앤서의 기대와 숙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최기원PD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 인공지능 국제포럼(AIF)에서 ‘한국형 의료인공지능 닥터앤서의 기대와 숙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최기원PD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의사들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10~20%는 놓칠 수 있다. 용종이 암이 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론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용종이 있는 부위를 포착 지원해주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현장에선 의의가 크다. 또 스마트 엔도(SMART ENDO)는 용종이 있는 부위를 마킹해주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의사의 진료를 보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 인공지능 국제포럼(AIF)에서 ‘한국형 의료인공지능 닥터앤서의 기대와 숙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소프트웨어가 앞으로 의료에서 가지게 될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김 원장은 AI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닥터앤서에 대해 먼저 소개했다. 닥터앤서란 AI질병 진단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서비스로,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약 3년간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이다. 3년간 26곳의 의료기관이 참여해 첫 해에는 의료기관들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듬해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3년차에는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인허가 작업을 수행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 R&D 사상 가장 큰 컨소시엄 규모”라며 “규모가 커져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확산할 수 있다는 좋은 인프라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닥터앤서가 의료현장에서 보조의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자의료기기 상당수가 영문으로 돼 있는데 검사나 진료가 세분화되며 그 결과들도 과거 대비 훨씬 많아졌다. 의료진이 모니터를 보며 경과를 파악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결국 의사는 환자와 대화하기보다는 검사수치나 영상자료를 보면서 판단하게 되고, 말이 없는 의사를 보며 환자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시각화솔루션이 만들어지면 환자의 결과를 의료진도 파악할 수 있고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가능해진다. 또, 먼 곳에 떨어진 의료진끼리 의견을 교류하고 환자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것도 용이해진다.

특히 닥터앤서 소프트웨어는 심혈관질환, 암, 뇌질환 등에서 큰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을 할 때 자칫 10~20% 의료진이 놓치게 되는 폴립(용종)을 포착 지원해주기도 하고, 스마트 엔도(SMART ENDO)는 용종의 부위를 마킹해줘 의사의 진료보조 역할을 한다. 치매 환자들의 뇌 위축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정량화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으며,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는 관상동맥 석회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등 분석결과에 대해서도 빠르고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전립선암, 유방암 등에서도 AI 소프트웨어는 용이하게 활용된다. 실제 삼성병원에서는 유방암 치료자 가운데 재발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확률을 알려주는 기능이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김 원장은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확산하고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올 4월부터는 닥터앤서2.0 개발사업이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닥터앤서1.0과 유사한 작업내용이지만 1.0이 종합병원 등 상급병원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2.0은 개원병원 등에서 보다 용이하게 적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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