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NIM 상승으로 이자이익 증대 전망
청년층 대출 급증, 코로나 사태 장기화···충당금 증대 우려도 남아

5대 시중은행 본사 전경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의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NIM·순이자마진)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금리가 상향조정된 점은 부담이다. 자칫 부실채권이 늘어나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전체 당기순익은 6조1818억원으로 지난 상반기에 비해 약 23% 급증했다. 실적증대의 원인 중 하나는 이자이익 증가다.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7~20% 급증했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NIM·순이자마진)이 오랜만에 반등한 결과다. 그간 NIM은 초저금리 현상으로 하락세였지만, 올해 오름세로 전환했다.

시중은행의 하반기 실적이 기대되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NIM 상승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 이유를 가계대출 급증, 자산시장 과열 현상 완화로 밝힌 만큼 올해 안에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20곳 중 16곳은 연내 두 번째 인상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은 하반기 대출금리 상승 덕을 볼 가능성이 크다. 올해 시중은행의 전체 대출금리가 상승하지 않은 이유는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1년 미만의 양도성예금증서(91일)와 은행채 등 단기물 금리가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단기물 금리도 오르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당장 3분기 NIM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4분기에는 약 0.03%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에 올해 전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각 사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반면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부실 차주가 늘어날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특히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청년층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점은 문제로 지목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전체 신규 가계대출 중 청년층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대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출이 대규모로 공급된 점도 부담이다. 코로나 확산세는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태의 장기화로 경영의 한계상황에 이른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부담이 커지면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할 수 있다. 

신용상 금융연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저소득층 대출, 비은행권 신용대출, 취약업종차주대출 등 고금리대출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부채의 질이 악화했다"며 "향후 대출금리 상승과 코로나19 중소기업·소상공인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 등이 종결되면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중은행은 대규모 ‘코로나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당장 충당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은행 입장에서는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할 수 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충당금은 향후 부실사태가 벌어질 것을 대비해 쌓은 것이다”라며 “하지만 부실 차주가 예상보다 더 늘어나면 은행도 가만히 있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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