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분할·매각 추진
매각 자금, 신사업 투자·부채비율 개선 활용

안재현 SK에코플랜트 사장과 SK에코플랜트 로고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 사업 부문(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분할·매각을 추진하는 등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덩치가 크고 사업 성장성에 한계를 보이는 플랜트 부문을 매각하고 친환경·에너지 부문에 집중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만큼 매각 자금은 친환경 신사업 투자와 부채비율 완화에 활용될 전망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를 분할해 사모펀드(PEF)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이사회 결의와 연말 주주총회를 거쳐 결정된다. 분할·매각을 통해 친환경 부문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사명을 SK건설에서 변경하고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건설을 넘어 아시아 대표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현재 ▲에코비즈니스(폐기물·수처리) ▲에코에너지(재생에너지 발전) ▲에코스페이스(주택건축) ▲에코엔지니어링(플랜트) ▲에코인프라(도로·철도·터널 등)의 5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종합 환경 폐기물 업체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면서 폐기물 처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올해 들어서는 6000억원을 들여 폐기물 업체 7곳을 인수했다. 건설 폐기물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처리까지 영역을 넓혔다. 향후 3년간 친환경 신사업을 위해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공격적인 M&A로 부채가 크게 늘었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019년 연결 기준 277.6%에서 지난해 432%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338%까지 떨어졌으나 동종업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IPO를 위해서라도 신규 자본을 유치하고 부채비율을 줄이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SK에코플랜트가 플린트 사업부 매각에 나선 배경이다.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플랜트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55.1%로 가장 높지만, 매출액은 2019년부터 매년 하락세를 나타냈다. 플랜트 부문 매출은 2019년 4조8000억원에서 2020년 4조6900억원, 올해 상반기 1조8957억원(2020년 상반기 2조3568억원)으로 줄었다.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는 SK그룹에서 분리돼 독립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원자력·데이터센터 등 에코엔지니어링 내 일부 사업 부문은 SK에코플랜트 내 잔류한다. 이는 보완 이슈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설계·시공 관련 사업을 맡고 있다. 주요 기밀사항이 많은 만큼 반도체 플랜트 사업을 외부로 내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랜트 부문은 SK하이닉스 등 내부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며 “친환경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알짜 사업들만 남기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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