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행동 인식에 한계 있어···기술 개선은 과제
이마트24 측 "11월 2차 오픈 때 고객 편의 높일 것"

8일 오픈한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사진=김지원기자
8일 오픈한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사진=김지원기자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가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해도 결제가 완료되는 ‘완전스마트매장’을 8일 오픈했다. 소비자 행동 인식 기술을 내세웠지만 정식 오픈일인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결제 오류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가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문을 연 완전스마트매장은 소비자의 움직임과 매대 진열 및 무게 변화를 종합적으로 인식해 구입 여부를 판단한다. 고객은 별도의 결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물건을 집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결제는 입장할 때 등록한 카드로 자동으로 처리된다. 

완전스마트매장은 라이다(LiDAR) 카메라를 통한 소비자의 움직임 인식 및 무게 센서 기능 등이 핵심 기술이다. 오픈 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체험 기간에 이어 정식 오픈일인 이날 이 기술에 오류가 발생했다.

여러 사람이 한 부분에 몰려 쇼핑을 할 경우 결제 오류가 발생했다. 카메라가 인식할 수 있는 수준에 한계가 있어서다.

이날 일행과 매장을 방문한 A씨는 “각자 카드를 등록하고 들어가 서로 다른 물건을 집었다”며 “제가 아니라 일행이 선택한 품목이 제 카드에서 결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확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매장은 최대 12명까지 수용 가능한 점포다. 당시 점포에 이들 일행과 기자 외 다른 손님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수용 인원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인원이 쇼핑을 했다. 6대의 라이더 카메라와 21대의 AR 카메라로 총 27개에 달하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이마트24 측은 비정상적 구매 상황이었기 때문에 생긴 오류라고 해명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고객이 완전스마트매장을 체험해보려고 여러 구매 상황을 재현했다”며 “정상적인 구매 상황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기자는 지난 3일 사전 체험 기간 중 매장을 방문했다. 당시에도 고객 행동 인식에 문제가 있었다. 기자가 매장에서 상품을 하나 들고 나갔지만 영수증에는 선택하지 않은 상품까지 총 세 개 품목이 찍혀 있었다.

초코맛 과자와 가글을 구입하지 않았으나 오류로 인해 결제됐다./ 사진=김지원 기자
초코맛 과자와 가글을 구입하지 않았으나 오류로 인해 결제됐다./ 사진=김지원 기자

이 매장은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다른 상품이 진열된 곳에 잘못 놓으면 카메라가 이를 인식하고 챗봇을 통해 원래 자리에 놓으라고 안내한다. 이 기능을 사용해보기 위해 과자를 하나 집어 다른 위치에 놓고, 이후 안내에 따라 곧 해당 상품을 원래 위치에 돌려놨지만 스마트매장은 기자가 이 상품을 구입한다고 판단해 결제 처리했다. 매장을 들어가는 과정에서 슬쩍 스친 가글 상품이 함께 계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매장 세팅 시 진행한 초기화 과정에 문제가 있어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오류”라며 “해당 건 외에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정식 오픈일인 이날 매장을 방문해본 결과 같은 오류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전 방문했을 때 오류가 났던 것과 동일한 상품을 다른 위치에 놓았다가 다시 돌려놓고, 다른 품목으로도 같은 행위를 반복했지만 선택한 품목만 정상적으로 결제됐다.

다만 상품을 가지고 나오지 않더라도 제자리가 아닌 곳에 두고 퇴장한다면 상품이 결제 처리 돼 유의해야 한다. 매장 내부에는 ‘구입하지 않을 상품을 다른 자리에 놓거나 다른 사람에게 건네받으면 자동 결제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무게 센서가 무게 변동을 느껴 상품이 빠졌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결제 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함께 소비자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긴 하지만 한계가 있는 부분이다.

이 매장에는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직원이 입구 근처에 상주한다. 결제가 잘못 이뤄졌다면 직원이 있는 시간대에는 직원에게 결제 취소를 요청하면 된다. 그 외 시간에는 빠르게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현재 기술로는 향후에도 소비자의 불편을 야기할 수 있어 기술적 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오는 11월 완전스마트매장에 더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매장 내 이상 상황 감지 및 신고, 성인 인증이 필요한 상품 판매 기능 등이 추가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미흡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며 “11월에 (2차) 오픈 시 기술적인 부분에서 업그레이드해 고객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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