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귀국 후 직접 동탄점 찾아 현장 경영 나서
한샘 인수에 관심···오프라인 점포 출점해 과거 명성 찾을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존재감을 펴지 못했던 롯데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이 사업을 확대하며 몸집을 키운 것과 달리 내실다지기에 집중해온 롯데그룹이 다시 유통 부문 투자를 예고했다. 신동빈 회장도 최근 유통 사업장을 찾은 만큼 유통공룡 롯데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오프라인 점포 활성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백화점 신규 출점에 이어 이달 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를 오픈한다.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던 계획도 백지화하며 롯데마트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명가답게 롯데는 다시 과거 명성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경영진과 함께 일본 출장에서 귀국 하자마자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방문했다. 그간 현장경영에 소홀했던 신 회장은 귀국과 동시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방문해 고객 반응을 직접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현장을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신 회장이 동탄점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VCM(사장단회의)을 마치고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두 달여 만에 귀국한 신 회장은 바로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찾았다. 그간 일본에서 화상 통화를 통해 일선을 보고 받았던 신 회장은 이날부터 직접 롯데그룹 유통 부문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잠잠했던 인수합병(M&A)에 본격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때도 일본에서 귀국해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롯데그룹이 현재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한샘을 공동 인수설도 나온 만큼, 신 회장이 직접 한샘 인수를 관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는 IMM PE와 비밀유지협약을 맺고 한샘 인수를 위한 투자 방식과 규모를 논의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달 14일 조창걸 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한 보통주 및 경영권 양도에 대해 IMM PE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미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당시 3조원의 실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에는 롯데가 한샘을 적극 인수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조용했던 롯데가 다시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신 회장의 주도하에 롯데그룹은 2010년 중반만 해도 조단위 대형 딜에 적극 나서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왔다. 현재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등 계열사 상당 부분도 신 회장이 M&A를 통해 인수한 곳들이다.
이 외에도 롯데는 그룹의 미래 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ESG경영혁신실에 이달 초 헬스케어팀을 조직, 바이오팀을 추가했다. 바이오팀장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품질팀장을 지낸 이원직 상무를 영입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은 귀국 후 동탄점에 직접 나가 업계 트렌드를 읽기 위해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이라며 “한샘 인수는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롯데가 끊임없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실패하며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소매업은 플랫폼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데, 롯데가 한샘 인수로 반격을 나서야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는 이커머스 4강에서도 밀려난 모습이지만 오프라인 점포는 그간의 전통이 있어 다를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점포는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만큼, 롯데도 한샘과 결합해 온오프라인에서 과거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