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상환 가능한 금융성 채무와 달라···이자비용은 18조 육박 전망
고령화·저금리로 4대 공적연금 지출도 급증세···연기금 부실화 우려

/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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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올해 600조원을 넘기고, 2025년엔 9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성 국가채무에 따른 이자비용은 올해 14조원이 넘고, 2025년에는 1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과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 국가채무 전망치 965조9000억원 중 적자성 채무는 63.1%인 609조9000억원으로 전망된다.

국가채무는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로 나뉜다. 적자성 채무는 국민에게 징수하는 조세를 재원으로 해 상환해야 하고 금융성 채무는 융자금(국민주택기금)과 외화자산(외국환평형기금) 같은 대응자산이 있어 자체 상환이 가능하다. 적자성 채무는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반면, 금융성 채무는 채권을 회수하면 되기에 상환을 위한 재원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다.

적자성 채무는 올해 609조9000억원에서 2022년 686조원, 2023년 766조2000억원, 2024년 854조7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5년에는 953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가채무 중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63.1%에서 2022년 64.2%, 2023년 65.2%, 2024년 66.2%, 2025년 67.7%로 오른다.

적자성 채무의 증가에 따라 이자비용도 늘어난다. 적자성 채무 등 국채 발행으로 발생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이자는 올해 14조7704억원에서 2022년 16조4263억원, 2023년 16조9596억원, 2024년 17조1108억원, 2025년 17조7566억원으로 늘어난다. 주택도시기금 이자는 올해 1조1408억원, 2022년 1조2292억원, 2023년 1조3721억원, 2024년 1877억원, 2025년 9508억원으로 예상됐다. 우체국예금특별회계 이자는 올해 1조793억원,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매년 9801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공자기금 이자와 주택도시기금 이자, 우체금예금특별회계 이자에 기타 이자까지 합친 이자지출은 올해 총 18조3346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자지출은 2022년 19조6884억원, 2023년 20조4611억원, 2024년 20조4096억원, 2025년 20조991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국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 지출 부담도 커진다. 내년 4대 공적연금 예상 지출은 59조2869억원으로 올해 지출액 55조8236억원 대비 6.2% 증가한 규모다. 2023년엔 65조1174억원, 2024년 70조614억원, 2025년 75조3616억원으로 전망된다. 4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7.8%로 같은 기간 재정지출 평균 증가율(5.5%) 보다도 빠른 속도다.

4대 공적연금은 법에 따라 지출이 규정되는 의무지출이다. 법정지출은 정부도 쉽사리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 국가 재정의 신축성이 사라져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도 어려워진다. 

4대 공적연금 지출 증가 원인으론 고령화와 저금리가 지목된다. 평균수명 증가로 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반면, 연금을 내는 청년, 중장년 비중은 작아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면서 퇴직금을 일시금보다 연금으로 선택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연금기금 부실화 우려가 제기된다. 국가가 4대 공적연금에 부담하는 금액은 올해 8조577억원에서 2025년엔 10조4381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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