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반도체 가격 최대 20% 인상···반도체 수급난 영향
"스마트폰 가격 상승 가능성 높지 않아···인상되더라도 제한적"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대만 TSMC를 필두로 파운드리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가를 인상했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스마트폰등 완제품 가격도 오를까?
4일 관련업계와 미국 월스트리스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고객사에 반도체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인상 폭은 최대 20%다. TSMC는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반도체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TSMC가 테이프를 끊자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 등 경쟁사들도 공급가 인상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대면 흐름으로 PC와 노트북 등 반도체 수요가 높아진 만큼 우위를 점한 가격 협상력을 앞세워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반도체가 활용되는 전자제품의 소비자 가격도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생산 원가가 높아지면 상승분이 완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게 시장 논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이 각각 '갤럭시S1 팬에디션(FE)', '아이폰13', '11T' 등의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스마트폰 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출고가에 당장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업체 입장에선 수익성 악화가 우려될 수 있지만, 소비자가를 올려 가격 경쟁력을 훼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급격한 가격 인상은 소비자 반발에 직면해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는 부작용만 키울 수도 있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부품과 반도체 가격 인상이 스마트폰 소비자가에 반영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스펙을 하향 조정하거나 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원가 상승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소비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납기에는 최대 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분 역시 그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반영된다는 것이다. TSMC의 반도체 가격 인상 적용 시점도 올해 말 이후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외에 다른 가전제품도 당장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내년 이후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파운드리 업체가 고객사에 가격 인상을 통보하는 장면은 반도체 수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