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유니콘 중 AI 부문은 전무···전문가 “투자 시장 경직성 때문"
딥브레인AI·업스테이지, 수백억 VC 투자 유치 성공···유니콘 등극 가능성↑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올해 주요 국가들은 AI(인공지능), 핀테크 등 미래 신산업 5개 분야에서 유니콘이 다수 배출됐지만, 국내 유니콘은 플랫폼 산업 등 비유망 분야에 편중됐다. 특히 국내의 경우 AI 부문은 전무해 미래형 산업 진출에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AI 스타트업의 유니콘 합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백억대 VC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다. 딥브레인AI와 업스테이지는 유니콘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다.
지난달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국가별 유니콘 배출 및 투자생태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요 국가들은 AI,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산업 5개 분야에서 유니콘을 다수 배출했다. 반면, 국내 유니콘은 비유망 분야에 쏠렸다.
전문가들은 AI 스타트업들의 유니콘 합류가 어려운 이유로 투자시장의 경직성을 이유로 꼽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부문은 기술적 연구개발이 핵심인 만큼 장기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무래도 단기적인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보니 VC 투자시장에서 장기적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전문가 역시 “투자가 경직돼 있다 보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백억대 VC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유니콘은 물론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딥러닝 기반 AI 기술 스타트업 딥브레인AI는 음성과 영상을 함께 합성해 대화형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음성과 영상을 함께 합성해 AI휴먼을 구현하는 회사는 전 세계 몇 곳 안 된다”며 “AI 중에서도 비주얼 중심의 기술력으로 시장에 상용화 한 기술도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설립 5년차의 딥브레인AI는 재작년 시리즈A 71억원에 이어 올해 시리즈B 투자로 500억원 유치에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에는 KDB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엔베스터, 노앤파트너스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설립 초창기에 자금난 문제를 경험한 딥브레인AI는 정부의 지원 사업을 통해 자금 마련은 물론 연구개발에도 몰두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거의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겠지만, 우리 완전한 자수성가형”이라며 “초창기 때 정부로부터 지원 받은 60억원가량을 대부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이후 4년간 기술 연구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딥브레인AI이 개발한 기술은 MBN 김주하 AI 아나운서와 LG헬로비전 이지애 AI 아나운서로 구현됐다. 최근에는 중국 칭하이TV와 베이징 방송국과도 AI 아나운서 기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에 도입될 AI 은행원 개발에도 한창이다.
딥브레인AI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개발한 ‘AI 스튜디오 체험 플랫폼’도 정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곧 출시될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익과 엑시트도 기대하고 있다”며 "유니콘을 향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AI 솔루션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기술력만큼은 세계 최상 수준을 자랑한다. 전 세계 600만 명의 머신러닝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AI 경진대회 캐글(Kaggle)에서 금메달 5개 수상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력에 대한 입지를 다졌다.
설립 1년 만에 3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업스테이지는 국내 기업들이 시스템을 구현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술 접목을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 티비티(TBT), 프리미어, 스톤브릿지벤처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등 국내외 대형 투자사가 참여했다. 네이버 AI 부문을 처음 담당했던 김성훈 대표가 구글, 엔비디아 등 전문 인력과 함께 설립하면서 업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고, 자연스럽게 투자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설립 초반부터 기업들로부터 AI 솔루션 컨설팅 문의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현재 업스테이지도 딥브레인AI처럼 누구나 쉽게 AI를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 ‘AI Pack’을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 개발 인력을 유치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AI 산업 전반의 고도화를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 유니콘 반열에도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