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게임 ‘블소2’ 실망감에 주가 급락···52주 최저가 연일 경신
무리한 과금에 게이머들 ‘분노’···쌓여왔던 불만에 엔씨소프트 ‘보이콧’
뒤늦게 달래기 나섰지만 '싸늘'···11월 리니지W 출시가 반등 기회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엔씨소프트 주가가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소울2’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연일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2를 출시하면서 지나친 과금을 유도해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엔씨소프트는 사태 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리니지시절부터 누적된 확률형 아이템 시스템에 대한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지게 된 계기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1월 출시 예정인 신작게임 리니지W가 엔씨소프트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주 65만9000원에서 이번주 62만2000원으로 5.6%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종가기준 52주 최저가다.

열흘 전인 지난달 24일 엔씨소프트 주가가 84만7000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엔씨소프트 주가는 거침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소울2가 주가 급락의 계기였다. 블레이드&소울2는 인기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의 모바일버전 후속작으로 사전예약자가 국내게임업계 역대 최다인 70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출시되자마자 지나친 과금모델로 돈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플레이할 수 없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게이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엔씨소프트는 가뜩이나 리니지 시리즈와 관련해 지나친 과금 체계로 게이머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었는데 블레이드&소울2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블레이드&소울2는 당초 앱스토어나 구글스토어 매출 1위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정작 출시된 이후 5~9위권에 그쳤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1일 매출도 기존 30억원에서 10억원 이하로 급속히 줄어드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달 26일 하루 동안 83만7000원에서 70만9000원으로 무려 15.29% 급락했다. 다음날인 27일에도 7.05%가 급락한 6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틀 동안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은 18조 3755억원에서 14조4577억원으로 4조원이 날라갔다.

엔씨소프트는 27일 게이머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27일과 1일 두 번에 걸쳐 게임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용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는 평가다.

이번 주 들어서는 블레이드&소울2에 대한 불만을 넘어 엔씨소프트 게임 전반과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하거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림으로 낮추는 등 엔씨소프트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이 삼국지 배경이었던 한나라 말기와 상당히 유사해보인다”며 ““황건적의 난과 엔씨소프트의 부진이 모두 민심을 잃으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조6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38.9% 축소하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엔씨소프트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크게 낮춘 보고서를 일제히 내놓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엔씨소프트가 올해 11월 출시하는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W가 주가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니지W는 여러 국가 이용자들이 하나의 서버에 모여 플레이를 하는데 중점을 둔 신작게임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19일 리니지W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니지W는 24년 동안 쌓인 리니지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리니지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해외 진출 면에서 경쟁사 대비 부진했기에 리니지W가 성공한다면 해외시장 확대라는 성과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리니지 시리즈가 대만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적이 없다는 지적 역시 그치지 않고 있다. 엔씨소프트로서는 리니지W에 대한 흥행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코프로비엠이 시가총액순위 1,2위를 지킨 가운데 에이치엘비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순위 3위로 올라섰다.

에이치엘비는 2일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지난해 11월24일 이후 9개월만에 시가총액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이치엘비가 지난달 18일 베트남 바이오 업체 나노젠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에 대한 글로벌 판권을 인수했다고 밝힌 이후부터 주가 상승세는 본격화되고 있다. 나노코박스는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이달 베트남 보건부로부터 긴급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2일 에이치엘비가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2021)에서 항암치료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중국병용 임상 결과 2건 등이 발표된다는 소식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리보세라닙은 에이치엘비가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시가총액순위 4위를 수성했으며 셀트리온제약은 지난주 3위에서 이번주 5위로 하락했다. 펄어비스 역시 지난주 5위에서 이번주 6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SK머티리얼즈, 엘앤에프, 알테오젠, 씨젠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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