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1억원 넘는 고가지만 최대주행거리는 국산 전기차보다 짧아
국내 전기차 시장···가성비 좋은 ‘아이오닉5’ ‘EV6’ 판매량 압도적
벤츠·BMW 전기차 가세 예고···경쟁 심해질듯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1억원이 넘는 신형 전기차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를 출시한 가운데, 지난해와 같이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아이오닉5’ 및 기아 ‘EV6’ 등 국산 전기차의 인기가 높은데다, 벤츠와 BMW에서 비슷한 등급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순수 전기구동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를 오는 6일부터 본격 판매한다. 출시가는 1억2192만원, 복합기준 최대주행거리는 304km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1억원이 넘는 전기차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e-트론 55 콰트로’는 1억1493만원이라는 고가의 차량이었지만, 출시한 지 세 달 만에 601대가 모두 완판 됐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 사진=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 사진=아우디코리아

업계에서는 당시 e-트론 55 콰트로의 흥행을 신차효과로 분석한다. e-트론 55 콰트로는 아우디에서 출시한 첫 번째 전기차다. 경쟁차종이 적었던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e-트론 55 콰트로와 경쟁할 만한 전기차량은 벤츠 ‘EQC 400 4MATIC’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시장 상황이 다르다. 올해 4월 현대차 ‘아이오닉5’가 출시된 데 이어 8월엔 기아 ‘EV6’가 출시됐다. 아이오닉5와 EV6 판매가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판매가의 절반도 안 되지만 최대주행거리는 오히려 길다.

아이오닉5(롱레인지 2WD 익스클루시브)와 EV6(롱레인지 2WD 19인치)의 최저 가격은 각각 4980만원, 5020만원이고 복합기준 최대주행거리는 429km, 475km다. 여기에 국고보조금 8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서울시 기준) 200만원을 적용하면 각각 3980만원, 4020만원이라는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9000만원 이상이라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전기차 성능 및 가격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전기차 성능 및 가격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실제 아이오닉5와 EV6의 국내 판매량은 수입 전기차 판매량에 비해 압도적이다. 4월 출시된 아이오닉5의 누적판매대수는 8월까지 총 1만2484대다. EV6는 8월 출시 한 달 만에 1910대를 팔아치웠다.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비슷한 등급의 수입 전기차종과도 경쟁해야 한다. 비슷한 스펙의 벤츠 EQC 400 4MATIC은 e-트론 55 콰트로가 완판된 이후 그 빈자리를 채웠다. 벤츠 EQC 400 4MATIC은 지난해 11월 113대, 12월 134대 판매되기 시작해 올해 1~7월 누적으로 340대가 판매됐고 현재는 연식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식변경을 거치면 벤츠 EQC 400 4MATIC의 성능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EQC 400 4MATIC만 하더라도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와 비슷한 성능을 지녔다. 두 차량의 복합기준 최대주행거리는 EQC 400 4MATIC이 309km,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가 304km다. 최고출력도 각각 408마력, 360마력(부스트 모드 시 408마력)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 외에도 BMW 역시 SUV 전기차량 ‘iX’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높은 가격대에 비해 성능에서 특별한 강점을 보이지 않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의 경쟁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우디 전기차의 성능은 기존 아우디 내연기관차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대는 높지만 기술수준은 국내 전기차만 못해 명품이라고 보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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