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자보다 기존 국장 임명 가능성 높아···정호원·이민원 등 거론, 의외 인물 배제 못해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조만간 공석이 예상되는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당초 국장 승진자가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기존 국장으로 변경돼 최종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4일 복지부에 따르면 이강호 보건산업정책국장 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 직무대리(행시 37회)의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 실장급) 승진과 정식 추진단장 임명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 직원들 관심은 공석이 예상되는 보건산업국장에 누가 임명되느냐로 요약된다. 보건산업국장은 제약, 의료기기 등 보건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하는 보직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현실에서 코로나19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 사무국장을 겸직하고 있어 중요도가 높은 상황이다.
당초 보건산업국장에는 부이사관(3급)이 승진할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었다. 복수의 소식통은 “국장 승진자가 보건산업국장을 맡을 것이란 하마평은 고위직 인사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출발했다”며 “하지만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이 지난 2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전임인 수도권긴급대응반장으로 발령 받는 등 어차피 중폭 규모 인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국장이 보건산업국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참고로 양성일 현 복지부 제1차관은 보건산업국장에서 승진, 인구정책실장을 달았다. 반면 박인석 현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국장급으로 승진하며 보건산업국장을 맡았다. 단, 당시 박 국장 사례는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복지부로 복귀한 경우다. 즉, 보건산업국장은 특이한 사례를 제외하면 초임 국장이 맡는 보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기존 국장급, 특히 능력과 실력을 갖췄음에도 그동안 관운이 따르지 않아 요직에 발탁되지 않았던 국장들이 보건산업국장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호원 보육정책관이 거론된다. 그는 1966년 1월생이다. 고향은 경남 함양이다.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84학번)를 졸업했다. 현대건설에 근무하는 등 민간에서 일하다 늦깎이로 행시 40회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다.
정 정책관은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과 연금정책팀장, 진수희 장관 비서관, 보건산업정책과장,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사회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장, 미국 워싱턴주정부 사회보건부 국외직무훈련 등을 역임했다. 특히 보건산업국 주무과장인 보건산업정책과장을 역임하고도 신설된 해외의료진출지원과 수장에 지원해 희망 업무를 진행한 것은 복지부에 잘 알려져 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강호 국장이 내부공모에 지원할 정도로 보건산업국장을 희망했는데 임명되는 등 희망자가 결국 발령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전문성만 놓고 보면 보건산업과장과 해외의료진출과장 경력에 현대건설 재직 당시 해외근무가 많았던 정 정책관이 가장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진중한 성격에 원칙대로 행동하고 책임감이 강한 인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과거 해외의료진출과장 근무 시절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서기관 자리를 고사했으며 지난 2018년 11월 청와대에서 복지부로 복귀할 때도 질본 국립보건원 센터장을 묵묵히 수락하는 등 자리보다는 원칙과 책임감을 앞세웠고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민원 복지행정지원관(행시 37회)도 유학과 해외근무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과 실력이 탁월해 보건산업국장에 거론된다. 실제 이 지원관은 미국 시라큐스 멕스웰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휴직하며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파견 근무 경력도 있다. 구미여고와 연대 사회학과(86학번)를 졸업한 그는 복지부에서 의약품정책과장과 국제협력담당관,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 해외의료사업지원관, 질본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거쳤다.
하지만 이처럼 하마평에 오른 인물 외에 예상치 못한 의외의 관료가 보건산업국장에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건강보험정책국장 경우도 희망자가 많아 내부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묵묵히 업무에만 주력했던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라며 “누가 보건산업국장에 임명되든 최대 현안인 백신 문제로 분주하게 활동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