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하반기부터 점포 리뉴얼···반려동물·와인전문점 선보일 계획
이마트가 시도했던 전문점 전략 벤치마킹···롯데마트 통할지 미지수

롯데마트 은평점에 반려동물 전문점 콜리올리가 9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롯데마트 은평점에 반려동물 전문점 콜리올리가 9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실적 반등에 애써왔던 롯데쇼핑이 폐점 대신 리뉴얼로 전략을 수정했다. 롯데마트는 하반기 일부 점포를 리뉴얼하는 동시에 전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롯데마트의 승부수가 얼마나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폐점 계획을 백지화하고 연내 14개 점포를 리뉴얼할 계획이다. 특정 분야의 상품을 중점적으로 파는 전문점으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롯데마트의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는 9월 은평점에 반려동물 전문숍 ‘콜리올리’(Colioli), 11월 잠실점에는 대규모 와인 특화형 전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화점, 할인점(마트), 슈퍼 등 부실한 점포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전국 700여개 점포 가운데 200여개(30%) 점포를 5년 안에 정리할 계획이었다. 이 중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기준 112개 점포를 보유해 2019년(125개)대비 13개가 축소됐다.

롯데마트 점포수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롯데마트 점포수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목할 점은 롯데마트의 전문점 계획에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9일 은평점에 반려동물 전문점 ‘콜리올리’를 선보인다. 콜리올리 오픈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내놓은 점포 리뉴얼 계획의 일환이다.

이날 기자가 은평점에 찾아 둘러봤다. 아직 오픈 전이라 베일에 싸여 있지만, 롯데마트 매장의 3분의1 규모를 콜리올리 매장으로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점포에는 반려동물 미용, 병원을 들이고 롯데온과 연계해 온·오프라인으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할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만큼 고객들이 스스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오도록 특화된 상품군 전문점으로 매장 리뉴얼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강희태 부회장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포기 후 “우리가 역량을 보유한 그로서리(식료품),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전문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에게 명확한 방문 이유를 제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마트 은평점 콜리올리 매장 중 일부. / 사진=한다원 기자
롯데마트 은평점 콜리올리 매장 중 일부. / 사진=한다원 기자
롯데마트 은평점 콜리올리 매장 중 일부. / 사진=한다원 기자
롯데마트 은평점 콜리올리 매장 중 일부. / 사진=한다원 기자

다만 롯데마트 콜리올리를 둘러싼 우려도 존재한다. 이마트 몰리스펫샵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반려동물 전문점이 오프라인 점포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몰리스펫샵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반려견 이름을 따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반려동물 사업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나 됐지만 몰리스펫샵은 이마트가 15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300억~4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 몰리스펫샵이 차지하는 비중도 5% 수준이다. 오프라인 점포를 확대할 계획도 현재로서 없다.

이 외에도 이마트는 2018년만해도 전문점 매장을 다양하게 선보였지만, 현재 4개 브랜드(부츠·삐에로쇼핑·라이프컨테이너·쇼앤텔)가 철수한 상태다. 또 그로서리 전문점 ‘PK마켓’도 2개 점포에 머물러있고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도 이마트 매장에 입점해있는 2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모두 철수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전문점 시도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특화 상품 판매로 전문성을 높여 고객들의 연관구매를 일으킨다면 롯데마트 반등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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