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 확대 전망
수신금리 소폭 올랐으나 대출금리 대비 낮아
가계대출 규제로 금리 인상 유인 높아져

4대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4대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 확대가 기대되는 한편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당국의 반발이 적어짐에 따라 오히려 이자 수익이 늘어날 여지가 커지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 상반기 순이자마진(NIM)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중 가장 높은 NIM을 기록한 KB국민은행은 전분기와 동일한 1.56%의 NIM을 거두면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1.40%로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으며 하나은행(1.41%)과 우리은행(1.37%)도 각각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동결로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NIM은 꾸준히 개선되면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향후에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될 전망이지만 은행들의 수익성에는 큰 악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데 반해 수신금리는 상대적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치면서 예대마진 확대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예금금리를 각각 연 0.10~0.30%포인트, 0.05~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20~0.30%포인트 올린 바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다음주 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수신금리가 소폭 오르긴 했으나 대출 금리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2.99%로 지난해 8월 말(2.55%)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수신금리는 0.92%에 불과했다. 은행의 이자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잔액 기준으로 보면 국내은행의 총수신금리는 0.66%, 총대출금리는 2.77%로 예대금리차는 2.11%포인트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통상적으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급격하게 오르는 까닭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로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릴 유인이 높아졌고 금융당국 역시 이에 반발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가계대출 규제가 은행의 이자 수익성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한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소폭 올렸다가 금융당국의 지적에 올렸던 금리를 다시 인하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금융당국에서도 대출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주요 수단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크게 반발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자산의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수 있겠지만 금리 인상으로 이자 이익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대출 규제가 은행의 수익성에 마냥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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