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TQQQ 매수 결제금액 약 3066억원···해외 ETF 중 1위
나스닥100 오랜 상승 추세에 성과 극대화 추구 매수세 나와
레버리지 상품 그만큼 리스크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이번 달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중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나스닥 지수 상승을 3배 추종하는 ETF로 나타나 주목됐다. 나스닥 지수가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변이 확산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이슈에도 우상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면서 매수세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 나스닥 지수 세 배 추종하는 ETF에 매수세 몰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해외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ETF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TQQQ)였다. 이 ETF의 매수 결제 규모는 2억6419만달러(약 3066억원)로 일반 주식을 포함한 전체 해외 주식 기준으로는 매수결제 금액 순위 5위에 해당한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 상승분의 3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 상승의 두 배를 추종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ETF는 세 배를 추종하면서 이른바 ‘슈퍼 레버리지 ETF’로 불린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테슬라 등이 주요 포트폴리오로 편입 돼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 ETF를 대거 매수에 나선 것은 나스닥 상승에 따른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춤하는 국내 증시와는 달리 최근 나스닥 지수가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실제 나스닥 지수는 이번 달에만 3.4% 상승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 시간)부터는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코스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달 2일 3218.42로 시작한 코스피는 이달 30일 기준 3144.19로 4% 가량 내렸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면서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결과였다. 이에 코스피 상승의 3배를 추구하는 해외 ETF인 ‘Direxion Daily MSCI South Korea Bull 3X Shares’(KORU)는 이달 들어 13% 넘게 하락했다.
반면 TQQQ는 최근 한 달 동안 12% 가량 상승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두드러진 성적표다. 이 영향에 TQQQ는 올해 초 86.92달러에서 이달 30일 149.91달러까지 72% 상승한 상태다. 이 기간 나스닥 지수는 17.8% 상승했다.
◇ 불패의 나스닥 추종 ETF···성공신화 계속될까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스닥 지수 추종 ETF는 큰 인기를 끌어왔다. 최근 1년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ETF가 나스닥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INVSC QQQ TRUST SRS 1 ETF’(순매수 금액 5411억원)였을 정도다. 나스닥 지수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꾸준히 우상향 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리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였다. QQQ의 경우 2009년 이후 이달까지 1213%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TQQQ의 매수세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평가된다. 나스닥 지수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QQQ와는 달리 TQQQ는 리스크 탓에 나스닥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매수하고 지수가 오르고 나면 파는 이른바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이용되는 측면이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달 TQQQ의 매수 금액에서 절반 이상이 나스닥이 조정 받는 시기에 몰렸다. 나스닥은 이달 14758.6에서 지난 18일 14516.3까지 내렸었는데, 이 기간 TQQQ의 매수 금액은 1억4785만달러였다. 이달 전체 매수 결제 금액인 2억6419만달러의 절반이 넘는다. 나머지는 지수가 반등하는 시점에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지수 변동폭이 컸다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큰 상품”이라며 “나스닥 관련 레버리지 상품 역시 미국 증시가 영원히 오를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