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이케아 성장세 꺾여
배송서비스 강화해 온라인 수요 확대할 전략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가구 원부자재 상승으로 가구업계가 잇따라 가격인상에 나선 가운데, 이케아는 가격 인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케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는 동시에 배송 서비스를 다양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구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컨테이너 운임 등 해상 운송비 상승 여파로 가구 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가구 원자재인 묵재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매당 8000원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1만3000원까지 폭등했다.
이에 따라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4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8~15%가량 인상했다. 한샘도 지난 3월말 부엌 가구, 건자재 등을 중심으로 5%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6월에도 제품 일부에 대한 5%대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업체 현대리바트도 지난 6월 소파, 침대, 의자 등 가정용 가구 주요 제품을 평균 3~5%대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반면 이케아는 국내 가구업계와 달리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케아는 국내에서 제품 배송비 및 조립 서비스 비용을 낮춰 가성비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케아는 최근 2022회계연도(2021년9월~2022년8월) 이케아코리아 브랜드 계획을 소개한 자리에서 “모든 사람들이 집의 다양한 공간을 나만의 개성으로 꾸밀 수 있도록 디자인, 기능, 품질, 지속가능성을 갖춘 더 낮아지고 합리적인 가격의 홈퍼니싱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케아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점을 감안해 배송 서비스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그간 이케아는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꼽히면서도 배송비와 조립비까지 더하면 판매 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평이 잇따른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케아는 택배 배송 가능한 제품을 가로 길이 100cm 이하로 제한했던 것을 140cm 이하로 늘렸다. 기존 일괄 적용했던 택배 배송비 5000원도 부피와 크기별로 3000원, 5000원, 8000원으로 세분화했다. 또 부피가 커 택배 배송이 아닌 트럭 배송으로 받았던 말비크(MALVIK) 폼매트리스, 후가두(HUGAD) 커튼봉 등 배송료도 기존 4만9000원에서 8000원으로 대폭 인하했다.
조립 서비스도 기존 기본 5만원에서 시작했던 것을 제품 금액별로 구체화했다. △25만원 미만 제품은 5만원 △50만원 미만은 10만원 △75만~100만원 미만은 20만원 △150만~200만원 미만은 30만원 등이다.
제품 가격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이케아는 1년에 1회 가격을 인하해왔는데 지난해부터 2회로 늘리고 있다. 앞서 이케아는 지난해 8월 15~30%가량 가격을 인하했고, 이달 3일에는 50여개 제품 가격을 20%가량 낮췄다.
이처럼 이케아가 가구 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는 성장 둔화에 있다.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2021회계연도 예상 매출액은 683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도익 대비 3.4% 증가한 규모다. 2020회계연도(2019년9월~2020년8월)에 6634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1년전 대비 33%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로 매출 성장폭이 급격하게 줄어든 셈이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기술자, 제조업자, 전문가 등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디자인과 기능, 품질, 지속가능성, 낮은 가격 등을 지키면서도 매년 더 낮은 가격을 선보였다”며 “이케아는 각 시장에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12월 첫 매장을 오픈한 이래 이케아는 1892개 제품의 가격을 유지하거나 가격을 인하해왔다”며 “불가피한 이유로 일부 홈퍼니싱 제품 가격이 소폭 상승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도 “내년에는 옴니 채널 비즈니스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쇼핑 경험과 합리적인 가격의 이케아 제품, 서비스를 선보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일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