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서울비전 2030’ 공개··“플랫폼 중심 공유도시 만들 것”
양승조 충남지사“ 공유경제 활성화로 지방 위기 타파”
숙박·주방, 공유경제 빠르게 확산···지방 위기 해결 방안으로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시사저널이 25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굿시티 포럼 2021’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굿시티 포럼은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행복한 ‘좋은 도시’(Good City)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경제 포럼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공유경제에 주목했다. 공유경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가 안고 있는 도시 문제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점에서 고량화·일자리·도시노후화·교통, 심지어 지역 불균형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조 연설을 시작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도시 만들기와 공유경제’라는 두 개념을 통해 미래 도시의 방향을 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수요자 중심의 ‘공유서울’ 만들 것” 

오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취임 후 지금까지 야심차게 추진해 온 ‘서울비전 2030’의 한 축인 ‘공유서울’ 구상을 일부 공개했다. 서울비전 2030은 도시·복지·교육·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서울의 향후 10년 청사진이 담긴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계획이다. 오 시장은 “디지털 시대, 플랫폼 중심의 역동적인 공유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8월25일 서울 중구 을지로5길 19 페럼타워에서 열린 시사저널 굿시티포럼 2021 행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

이어 공유서울의 방향이 수요자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증하고 있는 1인 가구 시대에는 공유경제라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며 “공유경제 기반의 도시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공유서울의 방향은 공급자 중심적이고 민간 플랫폼 벤치마킹 중심이었다”며 “현재 추진하는 ‘공유서울 시즌2’는 수요자 중심적인 동시에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민 개개인이 주체가 될 수 있는 다채로운 공유활동의 기반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공공 인프라, 빅데이터, 기업·경제, 주거·업무공간,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울형 공유 플랫폼’을 구축한다.

그는 구체적 모델의 한 예로 ‘스마트 공유도시’ 조성을 들었다. 서울시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데이터들을 한 곳에 모아 가치 있게 만들어 그 빅데이터로 도시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데이터를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하고, 빠른 분석과 가공이 가능하도록 해 일상 속 다각도의 활용을 도모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충남지사 “공유경제 활성화로 지역 소멸 막아낼 것”

특별 연사로 나선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방 도시의 위기를 해소할 대안으로 공유경제를 꼽았다. 양 지사는 “지역사회 유휴자원의 사회적 활용과 협력적 소비를 위해 공유경제는 최적의 대응 수단이다”며 “공유경제야말로 성장이 정체된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에 따르면 충남은 2019년부터 이미 공유경제 활성화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공유경제를 실천 중이다. 충남이 도농이 혼재된 지역인 만큼 도시형·농촌형·도농형 3가지 유형으로 각 지역을 나눠 맞춤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에서 진행한 ‘정나고(‘정을 나누는 냉장고’ 이름의 공유 냉장고)‘와 8명의 생산자가 조성한 아산시의 공유농장이 대표적이다. 양 지사는 충남의 공유경제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수 플랫폼 기업이 이윤을 독식하는 것이 아닌, 지역 주민 전체를 위한 공공성 목적에 더욱 부합하도록 정책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특별연사인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공유경제를 넘어 공유도시로’라는 주제로 공유도시 정책의 성공을 위해선 대상과 목표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장은 “시장 원리로 작동되게 할 것인지, 사회적 가치에 따라 작동되게 할 것인지, 개인 호혜로 작동하게 할 것인지,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먼저는 공유의 대상과 목표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공유 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갖고 있는 공유자원을 완벽하게 조사해 그걸 최대한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이 좋겠다”며 “공유 촉진을 위해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유경제 도입, 단순히 잠 자는 집을 넘어 빌리지로” 

세션1에선 ‘공유경제와 도시의 진화’라는 큰 주제로 이주현 유엔헤비타트한국위원회 지속가능도시연구소 부소장, 김기웅 공유주방 위쿡(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이사, 김곤 어스빌리지 대표이사 등이 강연에 나섰다.

시사저널 굿시티포럼 2021 행사에서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이사가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

김기웅 위쿡 대표이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인한 비대면 소비 확대로 공유주방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음식업의 경우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매장의 개념이 크게 변화됐다. 좋은 입지가 아니어도 음식을 생산할 공간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소자본으로 배달 음식 사업에 최적화된 공간과 인프라를 활용할 있다는 점도 공유주방이 성장한 배경이다.

임대주택도 공유경제를 통해 진화하고 있다. 김곤 어스빌리지 대표이사는 강력한 소비주체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1인 가구를 겨냥해 도심 속 마을(빌리지)을 제시했다. 여러 주택이 모인 일종의 마을에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했다. 각 마을에 설치된 커뮤니케이션 시설을 통해 문화·법률·세무 등 혼자서는 접근하기 힘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역세권 근처에 소규모 가구를 운영하면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며 “아파트 단지 못지않은 사용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션2에선 음성원 도시건축전문 작가, 정대준 사무국장, 이슬기 세종대학교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연구소 교수가 공유경제가 지역 사회에 적용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음성원 도시건축전문 작가는 공유경제를 적용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풀어내고 효율성을 높인 사례로 일본의 요시노라는 고령화 마을을 소개했다. 음 작가는 “에어비앤비가 일본의 요시노라는 고령화된 마을에 건물을 짓고 1층은 마을회관, 2층은 4인이 이용 가능한 숙소로 활용했다”며 “이 숙소가 인기를 끌며 관광객이 몰려들자 마을 주민들은 자기 집을 공유 숙박으로 내놨다”고 말했다. 이어 “공유 숙박으로 소득을 창출했고, 식당 등 파생산업도 형성됐다”며 “고령화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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