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공사 선정 취소 결정, 조합원 73% 동의
금품 제공 의혹 등 각종 논란으로 미운털
이달 현장설명회 개최···“롯데건설 관심 보여”

광주 북구 풍향동 재개발 조합 사무실 인근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2019년 시공사 선정 이후 선정 이후 광주 북구 풍향구역 조합 사무실 인근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해 광주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풍향구역’이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2019년 11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앞선 수주전에서 포스코건설과 경쟁을 벌였던 롯데건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풍향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1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포스코건설) 선정을 취소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참석한 조합원 621명 중 458명(73%)이 취소 안건에 동의했다. 당초 시공사 선정 입찰 시 낸 입찰보증금 700억원은 포스코건설에 돌려주기로 했다.

풍향구역 재개발은 광주 북구 풍향동 600-1번지 일원에 지상 34층·28개 동·30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 1조원, 공사비 8000억원 규모로 광주에서 보기 드문 대형 사업지로 주목받았다.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수주 경쟁을 벌였다. 조합은 2019년 11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번 결정은 시공사를 둘러싼 조합원 매수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조합원 매수 시도가 있었고, 홍보 지침을 위반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금품 제공과 관련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이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10월 말 총회에서 새로운 시공사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건설과 경쟁을 벌였던 롯데건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 관계자는 “2019년부터 이어져온 수사로 기존 시공사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향후 논란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시공사를 찾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 선정 취소 결정 이후 롯데건설에서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등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풍향구역은 지난 6월 새롭게 꾸려진 집행부를 통해 사업 정상화에 나섰다. 조합은 그동안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기존 조합장이 정비업체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이 여파로 집행부 전원이 해임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조합장은 지난 4월 2심에서 징역 5년, 벌금 4억700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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