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5·X6에 에어서스펜션, 스마트폰 무선충전 빼고 3·5시리즈에는 트렁크 킥모션 제외
고객선호 사양인 탓에 판매 타격 우려···일각선 고객이탈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BMW “옵션 빠지는 대신 차량 가격 내리고 다른 옵션 추가 등 조치”
경쟁 브랜드 벤츠도 통신모듈 빠진 채 출고···포르쉐는 스티어링휠 자동 옵션 제외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BMW코리아가 최근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일부 옵션을 빼고 출고하고 있다. 독일 BMW 본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생산 차질 문제가 다른 완성차 대비 크지 않았으나, 하반기 들어 점차 수급 문제가 커지면서 국내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코리아는 에어서스펜션, 스마트폰 무선충전, 트렁크 킥모션 등 인기 옵션을 빼고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

트림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개 3시리즈의 경우 조수석 요추지지대와 하만카돈 오디오, 트렁크 킥모션 기능이, 5시리즈는 트렁크 킥모션이 빠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시리즈의 경우 X3와 X4는 운전석·조수석 요추 지지대, X5와 X6는 에어서스펜션 및 스마트폰 무선 충전, X7도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이 제외된 채 출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물량 부족으로 인해 일부 모델에서 옵션이 삭제되는 경우가 있으나, 그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추가 옵션을 적용하고 있다”며 “옵션 변경을 고려해 그에 상응하는 가격 인하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X5 x드라이브 30d M 스포츠패키지’나 ‘X6 x드라이브 30d M스포츠 패키지’의 경우 스마트폰 무선충전과 에어서스펜션이 빠졌지만 B&W 사운드 시스템과 M 가변 서스펜션을 추가했다.

이 중 X시리즈에서 빠지는 에어서스펜션 기능의 경우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반복되는 코너링에서도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어 기존 고객들은 물론 신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인 탓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대란 및 코로나19로 인한 차량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5시리즈 등 주력 모델 할인을 줄이고 있어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5시리즈의 경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700만~1000만원 상당의 할인율을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300만~500만원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는 올해 1~7월 4만2283대를 판매하며 1위인 벤츠(4만9253대)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BMW는 지난 2018년 연이은 화재사고 이후 대규모 리콜사태를 진행하며 판매량이 급감했으나 작년부터 빠르게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올해에는 전년대비 45% 가까이 성장하며 벤츠와의 점유율 격차를 4%p내외로 좁혔으나 하반기 물량 부족 및 옵션 문제가 이어질 경우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BMW가 옵션을 빼고 출고를 앞당기는 ‘마이너스 옵션’ 방식에도 이탈 고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MW 뿐 아니라 경쟁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도 반도체 문제로 인해 일부 옵션이 빠지고 있어서다.

벤츠코리아의 경우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일부 모델에 한해 통신모듈을 제외하고 출고하고 있다. 통신모듈이 빠질 경우 ‘메르세데스 미 앱’과 SOS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없다. 벤츠는 추후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되면 해당 옵션을 무상으로 추가하고, 보증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스티어링 휠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티어링휠 자동 옵션을 빼고 출고한다. 포르쉐도 반도체 이슈가 끝나고 나면 무상으로 옵션을 장착해줄 계획이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아직까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옵션이 빠지는 문제가 크지 않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고 있어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BMW 뿐 아니라, 벤츠에서도 마이너스 옵션 문제가 있어 당장의 고객 이탈 현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해당 옵션을 원하는 고객들이 출고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고, 공급난으로 인해 물량확보가 어려운 만큼 하반기 판매량은 기대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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