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연장··· 모임인원 제한 및 영업시간 제한 관련 논란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조치를 발표하며 변형된 조치를 들고 나왔다. 이번엔 식당과 카페 영업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줄이기로 했다. 또 오후 6시 이후 모임 제한인원은 2명으로 계속 유지하되, 접종완료자가 포함되면 4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단, 집에선 접종완료자도 4명 이상 모여선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자영업자들은 물론, 시민들도 점점 피로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불편하기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
①콘서트장은 2000명, 종교는 99명, 결혼식은 49명?
예비신혼 부부들이 그 정신 없는 와중에도 십시일반 해서 트럭을 대절해 시위에 나섰다고 한다. 시위라고 해 봤자 트럭 전광판에 불만사항을 써놓은 정도다. 핵심은 비슷한 면적 다른 곳 대비 왜 유독 결혼식을 49명으로 인원 제한하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교시설은 99명, 콘서트장은 2000명까지 입장 가능하다. 예비 부부들과 가족들이 화날 만 하다.
이 인원 문제와 관련한 의문은 유독 신혼부부들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4인 이하로 모임인원을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다. 4명 이상 식당에 가 테이블을 나누어 앉는 일명 ‘쪼개기’와 관련해서도 식당 현장에선 혼선을 겪고 있다. 8명 일행이 두 테이블로 나누어 앉는 것이나, 그 테이블에 서로 다른 일행이 4명씩 앉는 것이 코로나19 예방과 관련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라리 합석 인원보단 식당 좌석 및 공간 대비 받을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이 맞지 않느냐는 불만이다.
②오후 6시 이후엔 2명만, 오후 9시엔 영업제한···코로나19는 야행성?
식당, 카페 등에서의 모임제한 조치는 시간 제한을 기본으로 이뤄진다.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 제한하거나 오후 6시 이후 식사 시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는 것 등이다. 함께 식사하는 인원 중 확진자가 있다면 낮이나 밤이나 모두 전파할 텐데 오후 6시, 9시 등 시간에 따라 모임인원을 나누는 방식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물론 저녁 시간을 제한하면 회식 등 모임을 막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식당 등에서 저녁 약속을 피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인원제한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거리두기 연장과 관련,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행성도 아닐진대 매장 면적, 특성 등을 무시한 일관적인 6시 이후 인원 제한과 시간제한으로 소상공인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③백신 접종 독려할 접종완료자 인센티브는?
정부는 백신접종을 독려하며 접종 시 인원제한에서 제외시켜주겠다는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오후 6시 이후 9시까지 4인 모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외 활동하는데 있어 접종완료자의 인센티브는 제한적이다. 이마저도 집에선 허용되지 않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집에 있는 고령층 부모님을 방문하는 일이 활성화 될 것”이라며 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접종완료자 돌파감염 사례가 있긴 하지만 정부에 따르면 전체 비율로 따지면 0.03%에 불과하다. 사실상 거의 걸리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종 완료자들은 각 시설을 이용하고 활동함에 있어 접종하지 않은 이들과 거의 똑같이 취급된다. 백신 확보와 관련해 논란이 있지만 일단 백신을 충분히 확보했다 가정하고 접종률을 끌어올리겠다 하면, 접종을 할만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선 식당, 술집 등을 이용할 때 접종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하는 주(州)정부 들도 생겨나고 있다. 당연히 백신접종 완료를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만들어줘야 가능하다.
물론 고생하는 방역당국을 힘 빠지게 하는 행태들도 보이는데, 이에 대해선 국민들이 먼저 앞장서 질타하고 있다. 불특정다수 만남을 전제로 한 술집 등에서의 즉석만남, 주문진 호텔 노마스크 풀파티 등 이외 집단행위와 관련한 감염 등은 사실 일반 국민들 상식으로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고 분명 강력한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일상적 활동과 관련해선 자영업자 및 국민들이 좀 더 납득할만한 조치들을 고민해서 내놔야 하지 않을까. 일하고 세금 내다가 아이들 데리고 휴가 가는 수많은 사람들, 또 이들을 통해 경제활동 하는 자영업자나 숙박업소 등을 일괄적으로 마냥 개념이 없는 사람들로 치부되게 해선 곤란하다.
이제 코로나19 정국도 1년이 훌쩍 넘은 만큼 구분과 판단이 필요하다. 단순히 ‘완화냐 강화냐’가 아닌 보다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원칙과 조치들을 고민해주길 바란다. 특히, 그 과정에서 기왕이면 순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100% 가깝게 반영된다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