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주간 운용사 선정 입찰 개시
OCIO 시장 확대 추세 속 입지 높일 기회 평가
기존 운용사 삼성자산운용 재선정 여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기획재정부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 작업에 나선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각축전이 예고됐다. 연기금투자풀은 운용 규모만 30조원이다. 특히 20년 간 주간 운용사를 맡아온 삼성자산운용이 재선정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최근 수요기관인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공고는 현재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 계약 만료가 올해 말로 다가온 것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주간운용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운용을 맡는다.

연기금투자풀은 기획재정부 산하 기금들과 공공기관의 여유자금을 통합해 운용하는 투자체계다. 기금 여유자금 운용 규모의 경제 달성, 자산운용의 전문성 확보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해 외부 위탁운용 관리자를 선정해 운용한다. 2001년 12월 도입 후 삼성자산운용이 줄곧 단독 주간운용사로 선정돼 왔고 2013년부터 복수 운용체제로 변경됐다. 현재 주간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연기금투자풀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에서 중요도가 큰 기금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이 주목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연기금투자풀의 총수탁고는 31조7846억원으로 100조원대 OCIO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게다가 이번에 주간운용사에 선정될 경우 단번에 20조원이 넘는 수탁고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자산운용사들이 군침을 흘릴 수 있는 부분이다. 

자료=연기금 투자풀.
자료=연기금 투자풀

이뿐만 아니라 OCIO 부문의 입지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운용사들의 각축전이 예고된다. OCIO 시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민간기업의 잉여현금 위탁운용 수요, 대학들의 발전기금 등에 따라 향후 1000조원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기금인 연기금투자풀의 주간 운용사 선정은 경쟁력을 입증할수 있는 중요 성과가 될 수 있다.      

업계의 관심은 20년 간 주간 운용사로 군림한 삼성자산운용의 재선정 여부에 쏠린다. 삼성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로서 운용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업계는 기금의 안정지향 특성을 감안해 삼성자산운용의 재선정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그러나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오랜 기간 기금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재선정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2013년 복수 운용체제로 변경된 이후 줄곧 주간 운용사를 맡았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1월 입찰에서 재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심지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한화자산운용에도 밀리기도 했다. 그동안 경쟁 운용사들이 OCIO 관련 역량을 높여온 결과였다.

이번 입찰에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올해 1월 재선정에 실패하면서 운용 자산이 크게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받은 상태다.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그동안 OCIO 역량 강화에 나서왔다는 측면에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OCIO 사업 미래를 보고 관련 조직을 격상시키고 운용인력을 충원하는 등 각 운용사 마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는 탐나는 자리”라며 “과거와 달리 기금들이 운용사의 운용조직과 전문인력, 해외·대체투자 관리, 위험 관리 등 다양한 역량을 확인하는 추세인 만큼 이번에 이변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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