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활용 위한 국제 표준화 논의 시작···한국이 주도
세계 최초 블록체인 백신접종인증 앱 만든 스타트업 '블록체인랩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DID 기술 주도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디지털 백신여권의 국제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백신여권의 글로벌 활용에 속도가 붙었다. 이에 국가 간 백신 정보 연동에 필수적인 기술을 국내 스타트업이 주도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백신여권은 백신 접종 날짜와 백신 종류 등의 정보를 담은 일종의 접종 증명서다. 종이가 아닌 디지털로 발행해 언제 어디서든 검증이 가능하다. 외교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현재로선 ‘여권’이 아닌 ‘백신접종증명서’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상에서 코로나19 접종 인증이 가능하다. 국내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 블록체인랩스가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개발한 세계 최초 코로나19 접종 인증 앱을 통해서다.
심재훈 블록체인랩스 본부장은 “현재 질병청과 외교부에 기술 자문은 물론 백신여권을 개발 중인 국제 상위 기업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접종증명서가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려면 국제 표준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지난 11일 한국ITU연구위원회 주도로 열린 ‘디지털 예방 접종 증명서에 대한 온라인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 디지털 백신 증명서의 국제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을 제안한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는 “백신여권이 국제적으로 상용화 되려면 우선 어떤 데이터를 넣을지 데이터 모델을 통일하고, 발행 및 검증기관과 적용 기술 모델을 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국제 표준화 작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워크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백신여권의 글로벌 연동을 위해선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이 필수적이다. 접종자의 신원을 인증하고,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려면 보안과 신원 인증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DID 기술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데다 다른 앱과의 연동이 수월해 여러 국가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염 교수는 “워크숍에 참여한 WHO와 주요 20개국이 백신여권에 DID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DID 표준화 작업은 한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랩스를 포함한 국내 기업의 DID 기술이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한다.
박상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진흥단장은 “현재 SK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4대 중소기업이 국내 DID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이외에도 KISA가 운영하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여러 스타트업들의 DID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DID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세계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블록체인랩스 외에도 일찍이 백신여권 개발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메디블록, 로드시스템 등이 있다. 그러나 질병청이 민간에 백신 접종 내역을 비공개하는 방침을 정하면서 이들 업체들은 우회를 택했다.
메디블록 관계자는 “현재 질병청의 비공개 방침으로 우선 독감 백신 등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한 모든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라며 “향후 질병청이 데이터를 공개하게 되면 코로나19 백신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 관계자는 “현재 DID 스타트업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