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로 9월 말까지 접종간격 6주로 늘려
감염병 전문가 “오히려 간격 늘려야 한다는 연구도”···늘어난 기간 동안 감염 노출은 우려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모더나의 코로나19 예방백신 공급 차질로 인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간격이 원칙인 3주나 4주에서 6주로 연장됐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6주 연장으로 인해 효과나 안전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전국 위탁의료기관과 예방접종센터에서 50∼54세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예방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다. 50∼54세 접종 예약인원은 312만8000여명이다.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1차 접종을 마치고 6주 뒤 2차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백신 접종간격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원래 화이자 백신은 3주, 모더나 백신은 4주 간격을 두고 2차 접종이 권고됐다. 하지만 최근 모더나 백신의 공급 차질로 인해 지난 16일부터 9월 말까지 한 달 반 동안 두 백신 접종 간격이 모두 6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접종간격 연장이 당장 백신 효과나 안전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1차와 2차 접종간격이 6주까지는 괜찮다고 했다”며 “이에 우리 정부도 이번에 접종 간격을 6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화이자는 캐나다와 영국이 12주 간격으로 접종한 사례가 있다”며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6-8주로 접종간격을 연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논문을 보면 영국에서 의료인 503명 대상 연구와 독일에서 일반인 370명 대상 연구에서 접종간격을 12주로 늘린 결과, 중화항체 형성이 더 많이 진행돼 긍정적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이같은 연구는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어서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다”며 “CDC 권고대로 백신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을 6주 정도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 접종간격이 늘어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다”며 “6주보다 더 간격을 늘리면 델타 변이를 막는데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간격을 6주로 늘려도 큰 문제는 없다”고 정리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2차 접종을 늦게 맞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제기된다”며 “6~8주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은 이스라엘과 영국을 비교하며 접종 간격을 보니 이스라엘은 4주, 영국은 8~12주로 차이가 있다”라며 “더 좋은 결과를 얻었던 영국의 원인이 긴 접종간격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단, 백신 접종 간격이 길어지게 될 경우 그 기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데 접종 받은 당사자들이 철저하게 조심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간격을 6주로 늘려도) 효과나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단, 정부가 빈번하게 접종전략을 변경하면 국민들이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간격을 늘리면 중화항체 형성도 증가한다고 하지만 일부러 간격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1차와 2차 접종간격이 늘어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짧은 접종 간격으로 신속하게 백신 접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전성이나 부작용과 관련된 큰 우려는 없다”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대개 1차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백신 효과가 발현되고 2차 접종 후 2주가 경과됐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리면 감염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의 불확실한 백신 수급 상황에서 과연 6주 후에는 확실하게 2차 접종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