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과 다른 비교임상 시행으로 결과 주목···임상 2상 종료하지 않아 정부 특혜설도
국산 1호 백신 놓고 제넥신과 경쟁 관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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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이 정부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 받음에 따라 향후 임상시험 진행 과정의 쟁점들이 주목된다. 기존 임상과 다른 비교임상이 시행되고 정부 특혜설도 제기된다. 국산 코로나 백신 1호를 둘러싸고 제넥신과 경쟁도 예상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하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펜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1/2상 stage1 분석 결과에서 긍정적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에 SK바사는 이같은 임상1/2상 중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최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이 식약처로부터 승인된 건 처음이다. SK바사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최종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SK바사의 코로나 백신 임상 3상을 앞두고 업계는 복수의 쟁점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SK바사가 강조하는 비교임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인가 여부다. SK바사는 고려대 구로병원 등 14개 임상기관이 비교임상 방식으로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래 임상시험은 가짜약인 위약보다 시험백신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코로나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 위약을 맞을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국내에서 피험자를 모집하지 못해 해외 임상으로 대체하거나 현재까지도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바사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정, GBP510 면역원성을 비교하겠다는 구상이다. 중화항체가의 우월성과 혈청반응률의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전체 시험 대상자는 18세 이상 3990명이다. 시험백신(GBP510)은 3000명, 대조백신(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국내와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에서 동시 수행될 예정이다. SK바사 관계자는 “국내 투약 대상자는 현재 93명 규모지만 향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외의 경우 다음 달 내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아 투약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그동안 익숙하지 않던 비교임상으로 제대로 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교임상은 임상시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SK바사가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코로나 백신 개발에 비교임상을 도입한 사례가 있어 이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SK바사의 임상 3상 승인을 둘러싸고 정부 특혜설도 제기된다. 식약처와 SK바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임상 1상까지 종료한 상태다. SK바사는 자사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긍정적 임상 1/2상 중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국내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기술했다.

이에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임상 2상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단계인 임상 3상을 승인 받은 것은 말이 되지 않으며 결국 정부가 특혜를 준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 2상이 끝나고 신약의 효능 등이 입증된 후 임상 3상을 승인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 특혜설에 대한 반대 주장도 제기된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올 1월 임상 1·2상 승인 후 이뤄진 1상 시험 중간분석 결과, 모든 백신 접종자에게서 중화항체가 생성됐으며 일반 부작용 외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처장은 “지난 9일 외부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3상 비교임상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SK바사 관계자는 “임상 2상은 투약이 종료됐고 현재 분석 단계”라며 “팬데믹이니까(임상 3상 승인이 가능하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아울러 SK바사가 향후 국내 최초로 국산 코로나 백신 허가를 받을 지 주목된다. 제넥신이 이미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임상 2·3상을 승인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할 임상 2상과 3상 대상자는 1000명이며 편의상 1번부터 300번까지 임상 2상, 301번부터 1000번까지 임상 3상으로 분류한다”면서 “시험 지역만 해외일뿐, 국산 기술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만약 제넥신이 허가를 먼저 획득하면 국산 코로나 백신 1호 타이틀은 제넥신이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 1호라는 타이틀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해당 업체들에게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정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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