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베스트샵 아이폰 판매 첫날 판매지원금 공세에도 방문객 ‘3명뿐’
이통사향 단말만 판매···유통업계 반발로 자급제 판매 계획 없어
아이폰13 출시에 맞춰 판촉 활동 본격화 전망

지난 16일 오후 LG베스트샵 목동점의 모습. 매장 출입구엔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가 게재돼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LG베스트샵 목동점 모습. 매장 출입구에 애플 아이폰 판매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가 놓였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자급제로 구매는 안 되고, 통신사 개통으로만 가능합니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고가요금제를 주로 판매하지만 고객님 사용 패턴을 보니 아래 요금제로 개통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LG베스트샵 목동점에서 만난 모바일 매니저 A씨는 “아이폰12으로 기기를 바꾸려고 한다. 삼성전자 매장처럼 자급제로 구매할 수 있냐”라고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폰 사업에서 공식 철수하고 이날부터 자체 유통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12 시리즈,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신규 플래그십 단말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사전 예약판매 하루 전, LG전자가 삼성전자 경쟁사 애플 아이폰을 판매하게 된 것이다.

LG베스트샵 애플 제품 판매로 젊은 층의 매장 유입 효과와 함께 LG전자 가전제품 매출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 역시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판매 거점을 확보할 수 있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 첫날부터 LG전자는 소비자에게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 할인 외에도 판매지원금을 추가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아이폰12 시리즈 판매 확대에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방문한 LG베스트샵 목동점 매대에 진열된 아이폰12 시리즈 / 사진 = 김용수 기자
지난 16일 오후 방문한 LG베스트샵 목동점 매대에 진열된 아이폰12 시리즈 / 사진 = 김용수 기자

LG베스트샵 모바일 매니저에게 아이폰12 프로맥스 512GB 단말로 기기 변경 상담을 요청하니, 24만원(SK텔레콤 5G 레귤러 요금제 기준)의 지원금 제공을 안내했다.

매니저 A씨는 “삼성이나 LG는 공시지원금이 많이 나오지만, 아이폰은 지원금 자체가 원래 적게 나온다”며 “LG전자 아이폰 판매가 처음이라 론칭 기념으로 LG베스트샵 차원에서 따로 할인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8만원대 요금제에 동일한 금액의 정책이 나와 있다. LG베스트샵 전 지점 다 동일하다”며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의 공시지원금 등이 포함된 이통사 판매 정책은 17일 공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LG전자의 애플 제품 판매 첫날이 휴일이었음에도 매장 방문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LG베스트샵 직원에 따르면 영업 마감 시간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날 하루 동안 아이폰12 시리즈 구매 상담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3명에 불과했다.

직원 A씨는 “애플에서 가격 등을 미리 공지하는 홍보를 못 하게 해서 LG전자 차원에서도 미리 홍보를 못 했다”며 “오늘 겨우 3명밖에 안 올 정도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방문한 LG베스트샵 목동점 매대에 진열된 애플워치 / 사진 = 김용수 기자
지난 16일 오후 방문한 LG베스트샵 목동점 매대에 진열된 애플워치 / 사진 = 김용수 기자

LG베스트샵은 아이폰12 자급제 단말은 취급하지 않는다.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도 이통3사 가입이 필요한 셀룰러 모델만 유통한다. 이는 아이폰 판매에 대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 휴대폰 유통업계의 반발 떄문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가 아이폰 판매 검토에 나서자 유통협회는 지난 6월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고, 지난 2018년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상생협약)’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향 단말이 아닌 자급제폰까지 판매하게 된다면 유통망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LG전자와 애플 판촉 활동은 다음달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다음달 신제품 ‘아이폰13’ 시리즈를 출시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고 있는 애플 입장에서 LG베스트샵을 판매 거점으로 확보해 LG전자의 기존 고객 흡수를 노려볼 수 있다.

LG전자는 하이프라자가 지난달 동반위 및 유통협회와 새롭게 체결한 상생협약에 따라 전국 440여개 LG베스트샵 매장 중 절반 이하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한 뒤 매장 수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73%, 애플 16%, LG전자 10% 순이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6%포인트 올랐지만 같은 기간 애플은 6%포인트 하락해 격차는 벌어졌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