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시세의 60~80% 수준, 수도권서 연내에 7200세대 공급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시행하고 민간건설사가 시공하는 공공분양 아파트가 연내에 수도권에서만 7200여 세대가 풀린다. 그동안 공공분양 주택은 민간 아파트 대비 상품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대형건설사들의 시공 참여로 특화설계 및 최신평면 적용이 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시세의 60~80%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까지 있다. 청약가점제에 밀린 3040의 내집마련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내에 수도권에서 풀리는 공공분양 물량(사전 청약 제외)은 724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공급물량(1만3500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경기 3580가구, 인천 3070가구, 서울 590가구 등이다.
주요 사업장으로는 금호건설, GS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짓는 강서 금호어울림 퍼스티어가 있다. 단지는 전용면적 49~59㎡ 523가구 중 348가구를 분양한다. 단지 앞 화곡로를 통해 올림픽대로, 공항대로 진출이 쉬우며 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9호선 가양역이 가깝다. 또 인근에 강서구청역(가칭)이 조성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우미건설과 신동아건설이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린 파밀리에를 공급한다. 단지는 전용 46~84㎡로 구성된다. 총 659가구 규모 중 이번 분양 물량은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공공분양) 등 총 545가구다. 강남 접근성이 좋아 업계에서는 수도권 택지지구 가운데 강남권 교육과 문화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준강남 생활권으로 평가된다. 지구 내 지하철 4호선 과천 지식정보타운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인천에서는 한신공영 컨소시엄이 민간참여 공공분양 단지 영종하늘도시 한신더휴 2차를 내달 공급한다. 전용면적 74~84㎡ 총 870가구 규모다. 오는 2025년 영종~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들 단지를 비롯해 공공분양이 예년보다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주택가격이 공공행진을 한 영향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233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7.3% 상승했다. 수도권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주택을 구입한다고 했을 때 8억2500만원 가량이 든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공공분양 아파트의 청약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자이 더시티는 1순위 청약에서 74가구 모집에 4만5700명이 몰려 평균 617.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과 6월 인천에 공급한 용현자이 크레스트와 영종국제도시 서한이다음도 각각 평균 26.96대 1, 평균 6.40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공공분양의 장점으로 합리적인 분양가와 사업 안정성을 꼽는다. 공공분양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60~80%로 분양가가 책정돼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나 지자체 또는 LH 등 공적 사업주체가 주택을 공급해 사업 안정성이 크다. 특히 민간 건설사가 참여하는 민간 참여 공공분양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 사업 안정성, 차별화된 설계가 적용돼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도가 높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전매기한이 평균 5년으로 상대적으로 길다. 특별공급과 전용 60㎡ 이하 일반공급에 신청하려면 소득과 자산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일정기한 거주의무도 적용된다.
권강수 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지난달 시작한 사전 청약 홈페이지에 20만 명이 넘는 접속자가 몰리는 등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상황”이라며 “공공분양 아파트도 입지에 따라 향후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교통, 교육, 문화 등 인프라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