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매출 5조1811억원, 전년比 71%↑
유통 대기업과 매출 가까이했지만···영업적자는 5957억원으로 또 늘어

쿠팡 뉴욕타임스퀘어 전광판. / 사진=쿠팡
쿠팡 뉴욕타임스퀘어 전광판. / 사진=쿠팡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빠른 로켓배송을 무기로 이커머스 선두주자인 쿠팡이 올 2분기 처음으로 5조원이 넘는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쿠팡은 사상 첫 5조원대 매출을 달성하며 유통 대기업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쿠팡이츠·로켓프레시를 비롯해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와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영업적자 폭은 더 커졌다.

12일 쿠팡은 2분기 매출 44억7800만달러(한화 약 5조1811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규모로, 2017년 3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했다. 쿠팡 분기 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쿠팡은 가파른 속도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활성 소비자도 1702만2000명으로 1분기보다 100만명 늘었다. 활성 소비자는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이 있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1인당 구입액도 263달러(약 30만4000원)로 36%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 6월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쿠팡 측 대응과 김범석 쿠팡 이사회의장의 쿠팡 등기이사 사임 및 해외사업 집중 선언 등으로 부정적 여론을 일었던 바 있다. 일부 소비자는 쿠팡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쿠팡 유료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에서 탈퇴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빠르게 극복했고 2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은 이미 주요 유통 기업들의 매출도 넘어섰다. 이커머스 1위 기업인 네이버의 커머스 2분기 매출은 3653억원이다. 쿠팡 매출에 신선식품(로켓프레시), 쿠팡플레이 등 매출이 포함된 것을 감안해도 쿠팡은 이미 매출 규모로는 네이버를 한참 앞선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쇼핑(3조9025억원)도 제쳤고 이마트(5조8647억원)와는 가까워졌다.

쿠팡, 네이버쇼핑 2분기 실적 비교. / 자료=각 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쿠팡, 네이버쇼핑 2분기 실적 비교. / 자료=각 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쿠팡의 영업손실은 뼈아픈 부분이다. 쿠팡은 창립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쿠팡 2분기 영업손실은 5억1493만달러(약 5957억원), 순손실은 5억1860만달러(약 6000억원)이다. 순손실에는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 2억9500만달러(약 3413억원)가 반영됐다.

또 쿠팡은 주로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로켓배송을 위해 제품을 낮은 가격에 직접 사들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로써 직매입 재고 자산을 늘려야하는 쿠팡의 구조상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덕평 화재 관련 비용이 선반영됐지만 이는 향후 보험금이 회수되면 보전되는 일회성 손실”이라며 “화재로 인한 재산손실에 대해 보험을 들고 있지만 보험금 회수는 인식되 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 수익이 회수되면 앞으로 분기 실적에 이익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수록 쿠팡의 영업적자 폭은 커지고 있지만, 쿠팡의 생태계 조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본업인 이커머스 외에도 쿠팡플레이, 로켓프레시, 쿠팡라이브 등과 같은 다양한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김범석 대표이사는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한 운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시 김 대표이사는 “단기 수익을 최적화하는 것 보다 장기적인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매력적인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쿠팡이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일본 현지 물류센터로 인한 투자 비용 발생도 상당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면적은 한국의 3배에 달해 쿠팡에게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물류센터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미 일본에서는 이커머스 1위인 아마존재팬이 27개 대형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이커머스 1위 기업이 된 데는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린 뒤 수익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아마존과 같은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라며 “물류센터 화재 등 사고가 있었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쿠팡은 앞으로도 성장 흐름을 이어가면서 손익도 향후 개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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