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주행성능은 기본···날렵해진 디자인과 넓은 실내 강점
첨단 주행보조기술은 아쉬워···타 브랜드 대비 차선유지 성능 떨어져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내 차 같은 편안함.”

신형 티구안을 타고 느낀 한줄 소감이다. 보통 새 차를 탈 때는 주행감각이 익숙해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운전석 시야를 비롯해, 핸들링, 가속 및 제동성능, 승차감 등이 기존에 타던 차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 운전하던 차와 다른 브랜드라면 그 차이는 더 심하다.

신형 티구안. / 사진=박성수 기자
신형 티구안. / 사진=박성수 기자

신형 티구안은 처음 몰아보는 차인데도 주행감각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운전자가 핸들을 움직이는 대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는 대로 차가 반응한다는 느낌이다. ‘기본기의 왕’ 폴크스바겐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9일 신형 티구안을 직접 몰아봤다. 서울 청담동에서 출발해 경기도 포천까지 왕복 90km구간을 운전했다.

후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후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티구안은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대표하는 모델로 3년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해 새롭게 돌아왔다.

티구안은 그동안 대중적인 디자인과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국내 준중형 SUV 시장을 이끌어왔다. 특히 1세대 티구안은 둥글둥글하면서도 다부진 체격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2세대에선 곡선보다 직선을 강조하며 다소 날카롭게 인상이 바뀌었으며,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선 이전보다 더 날렵해졌다.

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의 경우 보닛은 기존보다 높아지고 눈과 코 역할을 하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도 바뀌었다. 그릴은 기존 가로 3줄 형태에서 4줄로 바뀌었다. 하단부에 그릴 전체를 감싸는 듯한 테두리를 추가하며 전체적으로 더 커지고 넓어진 모습이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이전보다 날렵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변화했다.

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후면부는 폴크스바겐 로고 하단부에 ‘TIGUAN’ 레터링을 새로 배치해 멀리서도 티구안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최근 나오는 신형 모델들과 비교하면 다소 투박하다. 요즘 출시되는 신차들이 하이테크를 강조하며 내부 공간을 첨단 기술과 고급진 감성으로 꾸미는데 비해 티구안은 기존 모델들과 큰 차이는 없다. 이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을 선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하는 신형 모델들이 다이얼이나 버튼식 전자레버를 사용하는데, 기어봉을 포기하지 못하는 고객들도 꽤 있다.

물론 티구안 내부가 완전 아날로그 방식이라는건 아니다. 신형 티구안은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해 다양한 주행정보를 그래픽으로 표시해준다.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능과 무선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한다.

디지털 계기판. / 사진=박성수 기자
디지털 계기판. / 사진=박성수 기자

뒷좌석 공간은 절묘하다. 준중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중형 SUV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했다. 레그룸도 충분했지만, 특히 헤드룸이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보통 2열의 경우 헤드룸이 낮아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신형 티구안은 폴크스바겐의 MQB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운전석은 물론 뒷좌석도 쾌적한 공간을 마련했다.

2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2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여기에 파노라마 썬루프를 통해 시원한 개방감도 느낄 수 있다.

주행성능은 앞서 말했듯이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준다. 스포츠카급의 폭발적인 가속능력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속도가 쭉쭉 올라갔다. 80~110km/h의 일상 고속 주행 구간에선 오히려 힘이 넘쳤다.

파노라믹 썬루프가 열리는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파노라마 썬루프가 열리며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신형 티구안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주행 기본기는 탄탄했지만, 첨단 기술은 아직 미흡했다. 특히 최근 신형 모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반자율주행기능의 경우 다른 모델들에 비해 뒤떨어졌다. 앞차와의 간격조절 기능 및 차선 유지 기능이 모두 적용됐지만, 차선을 정확하게 따라가진 못했다.

반자율주행기능이 뛰어난 모델들의 경우 해당 기능이 완전자율주행의 하위개념에 가깝다면, 티구안은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에 그쳤다.

센터페시아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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