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 백신 임상 3상 허가, 조만간 결론···승인 시 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
노바백스 백신 품목허가, 식약처 신청 시점 주목···허가 획득하면 백신 수탁생산 착수 전망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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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 운명을 결정할 허가 2개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산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3상 허가는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승인 시 SK바사는 임상 3상에 착수,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 대한 노바백스 백신 품목허가 신청 시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허가를 획득하게 되면 SK바사의 노바백스 백신 수탁생산이 가능해진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회사 경영실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거나 신청할 예정이다. 이같은 허가 2개는 당장 올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 멀게는 내년 상반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우선 SK바사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지난 6월 28일  한국 식약처에 제출한 상태다. ‘GBP510’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 등 지원을 받아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후보물질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관련 신속심사 방침에 따라 임상시험 등 심사 기간을 가능한 신청일로부터  40일 이내 진행하고 있다. 이에 휴가 기간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식약처의 ‘GBP510’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관측대로 SK바사가 ‘GBP510’의 임상 3상을 승인 받게 되면 국산 코로나 백신으로서는 임상 3상에 착수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SK바사의 코로나 백신 임상 3상은 국내 기관을 포함,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건강한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화항체가 등 면역원성 지표를 평가하고 부작용 여부를 확인한다는 구상으로 파악된다.    

특히 임상 3상은 비교임상 방식이 채택될 예정이다. 비교임상이란 기존 허가 받은 백신 접종자와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 접종자의 면역반응 지표를 비교해 백신 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SK바사 관계자는 “임상시험계획서에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 3상을 비교임상으로 제시했다”면서도 “승인 받은 후 구체적 내용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SK바사가 어느 시점에서 한국 식약처에 노바백스 백신 품목허가를 신청, 수탁생산에 착수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당초 SK바사는 지난해 8월 노바백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노바백스가 SK바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이어 SK바사는 노바백스와 올 2월 계약을 맺고 노바백스가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 및 허가, 판매하는 권리를 보유했다. 

이에 SK바사는 올 4월 29일 한국 식약처에 노바백스 백신 품목허가에 앞서 사전검토를 신청했다. 사전검토란 업체가 정식 허가 신청 전 품질, 비임상, 임상 등 자료를 준비하는 대로 제출, 허가 신청 후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식약처가 마련한 절차를 지칭한다.   

하지만 이같은 사전검토가 3개월을 경과하자 업계는 SK바사의 정식 품목허가 신청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사전검토에 명확한 기간이 설정되지 않았지만 다른 코로나 백신의 경우 ‘최대 3개월’이라는 불문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사전검토에  3개월이 소요됐다. 화이자 백신은 1개월, 얀센 백신은 2개월이 걸렸다. 모더나 백신은 아예 사전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신 보도로 SK바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당초 올 3분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긴급사용을 신청할 계획이었던 노바백스가 이를 4분기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바백스 지침에 따라 식약처에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는 SK바사 움직임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SK바사는 적극 반박했다. SK바사 관계자는 “각 국가별로 허가를 진행하는 것이므로 노바백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을 연기한 것은 한국 사례와 별개사안”이라며 “노바백스가 유럽연합(EU)과 백신 공급계약을 맺는 등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식약처의 사전검토 절차는 일종의 준비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기간에 관계 없이 식약처와 협의해 제출 서류를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국산 코로나백신 1호를 제조할 가능성이 높은 업체는 SK바사”라며 “노바백스 백신 품목허가까지 겹쳐있어 SK바사를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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