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월 정점 후 하락 흐름···이달 들어선 소폭 반등
“확진자 증가세에 코로나19 국면 길어질 수 있어 리스크 여전”
“이미 업황 저점···여행 수요 회복 시 가장 큰 수혜 입을 수 있어” 의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여행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하나투어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계속되는 적자 행진에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투자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델타 변이의 확산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바닥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상황으로 향후 수요 회복 시 가파른 주가 상승이 나올 수 있어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여행 대장주···실적 ‘급전직하’

지난 1993년 설립된 하나투어는 내외국인 관광여행업을 주요 사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는 전 세계 20만여개 여행상품을 전국 약 8000개의 협력여행사, 온라인포털,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한 국내 최대 여행 홀세일러였다. 여기에 광고대행업과 호텔 사업, 현재는 사실상 손을 뗀 상태인 면세 사업까지 세를 불렸었다. 

그러나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2012년부터 시작한 호텔사업과 2015년부터 발을 들인 면세사업에서 적자 경영이 이어졌고 하나투어의 주력인 패키지 여행상품도 자유여행 확대 트렌드 속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2018년 3월 12만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년 반 만인 2019년 8월에는 3만9000원까지 내렸다. 

무엇보다 하나투어에 타격을 입힌 이슈는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여행업이 마비가 되면서 하나투어의 실적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매출은 1095억원으로 전년 6141억원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19년 7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4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19년 119억원의 순손실이 지난해엔 2185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하나투어 주가는 올해 들어선 경기 재개 기대감과 실망이 뒤섞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를 5만6600원에 시작했던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 6월 3일 장중 연고점인 9만4300원까지 66.9% 치솟았다. 백신 접종 증가에 여행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이슈가 나오면서 주가는 지난달 9일 7만4100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는 8만1000원대까지 소폭 반등한 상태다. 

◇ ‘델타로 끝? 코로나19 리스크 여전’ vs ‘상황 전환은 필연적···수요 회복 시 큰 반등’
   
하나투어의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보는 주장의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경기 재개 기대감이 감돌았던 지난달 5월과는 달리, 최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에선 이미 사상 최대 일일 확진자 수가 나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최고 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백신 접종자도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부스터샷’(백신 추가 접종) 이슈까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하나투어의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재무적인 위기도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에 이미 면세점 사업권은 반납했고 계열사와 국내외 지사를 대거 정리했다. 지난 1월에는 희망퇴직을, 지난 2월에는 본사 건물과 보유 토지 등을 매각한다는 공시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 주가가 경기 재개 기대감에 이미 많이 반등한 상태이고 추가적인 코로나19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9년 12월 주가는 5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그런데 최근 주가는 이미 이를 뛰어넘은 8만원대”라며 “델타 변이가 잡힌다고 하더라도 람다 변이와 같은 새로운 대세종이 나올 경우 코로나19 국면은 더욱 길어질 수 있어 리스크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반대로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 국면에 맞춰지면서 더 이상 내려갈 바닥이 없는 상태라는 주장이다. 실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한 83억원,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30.3% 감소한 248억원으로 실적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특히 향후 여행 수요 회복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업황 및 실적 저점 형성했다”며 “코로나19 달라질 여행 이연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대형 여행사들 중심으로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하나투어는 30% 수준의 인력을 가동하고 있고 해외여행이 가능한 지역 중심으로 상품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0월 새로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온라인채널 론칭, 연말 여행상품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라며 하나투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가를 10만2000원으로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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