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0.2% 상승
재건축 이주수요에 학군 수요까지 더해져 전세시장도 휘청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정부의 잇딴 집값 하락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서울 집값은 1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찍었다. 수도권 아파트 상승폭은 더 놀랍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조사를 시작한 9년 3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집값고점론과 금리인상 등을 앞세워 시장 매수심리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0% 오르며 지난주(0.18%)보다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상승폭만으로 봤을 땐 지난 2019년 12월 셋째주(0.20%) 이후 85주 만에 최대치다.
서울 아파트는 보유세와 거래세 중과, 임대차3법 부작용 등으로 거래는 소강상태다. 다만 거래위축에도 신고가는 계속 나오면서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파른 아파트 값 상승세는 중저가 단지가 많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강남 재건축 단지가 견인하고 있다. 노원구는 이번 주 0.37% 오르며 1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창문동과 쌍문동 위주로 0.26% 오른 도봉구는 두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실제로 재건축 이슈가 있는 노원구 상계주공4단지 전용 49㎡는 지난달 17일 7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단지 내 전용 75㎡도 같은 달 16일 9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성사되며 지난해 1월 6억4000만원보다 3억3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이밖에 고가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3구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서초·잠원동 재건축과 방배동 위주로 오른 서초구는 상승폭이 0.19%에서 0.20%로 확대됐고, 송파구도 0.18%에서 0.22%로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84㎡가 29억5500만원으로 최근 신고가를 기록했고,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전용 101㎡도 24억원의 최고가에 거래됐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기대감이 반영된 중저가 단지 위주로 전주(0.45%)보다 상승폭을 키운 0.47% 올랐다. 서울과 경기도의 이런 흐름 때문에 수도권 아파트 가격 역시 주간 기준 역대 최고수준인 0.37%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둘째주 이후 9년3개월여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국 아파트 값은 0.28% 오르며 올해 2월 첫째주(0.28%)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편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이 0.16%에서 0.17%로, 인천이 0.29%에서 0.31%로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서울은 재건축 이주수요에 새학기를 앞둔 학군수요가 겹치며 전셋값이 작년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