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새 7곳 인수, 6000억원 투입
‘건설→의료’ 폐기물 처리 영역 넓혀
수도권 업체 KG ETS, 인수 후보 거론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폐기물 처리 분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6000억원을 들여 7곳을 인수했다. 건설 폐기물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처리까지 영역을 넓혔다. 수도권 최대 폐기물 처리 업체의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는 등 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도시환경·이메디원·그린환경기술 등 3개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2000억원을 투입해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3개 기업의 주식 전량을 인수할 계획이다. 도시환경과 이메디원은 의료폐기물 처리 전문 기업이다. 도시환경의 경우 수도권에 위치한 만큼 코로나로 인해 의료폐기물 처리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신속히 처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린환경기술은 사업장폐기물 소각기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월에도 4000억원을 투입해 클렌코·대원그린에너지·새한환경·디디에스 등 폐기물 소각기업 4곳을 인수했다. 모두 충청 지역에 위치했다. 충청 지역은 앞으로 수도권 다음으로 소각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클렌코·대원그린에너지·새한환경은 건설 폐기물 처리를, 디디에스는 의료폐기물 처리를 주력으로 한다.

이번에 추가로 3곳을 더 인수하면서 SK에코플랜트는 하루 968톤(의료폐기물 제외)의 사업장 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됐다. 의료폐기물 소각용량 또한 하루 139톤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2위로 도약했다. 도시환경과 이메디원을 포함 디디에스까지 전국적인 의료폐기물 처리망을 갖추게 되며 이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가 폐기물 업체 M&A에 적극적인 이유는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아이에스동서와 동부건설, 태영건설 등이 폐기물 처리 시장 경쟁자로 꼽힌다. 아이에스동서는 2017년 건설 폐기물 처리 업체인 인선이엔티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코엔텍(폐기물 소각업체), 올해 타운마이닝캄파니(금속 폐기물 재활용업체)를 잇따라 사들이며 환경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안재현 SK에코플랜트 사장과 SK에코플랜트 로고 / 그래픽=시사저널e DB
안재현 SK에코플랜트 사장과 SK에코플랜트 로고 / 그래픽=시사저널e DB

동부건설은 플랜트 사업 부문에 소속돼 있던 소각운영사업부를 분할해 ‘동부엔텍’을 신설하고 폐기물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건설 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인 WIK-용신환경개발을 인수했다. 태영건설은 계열사인 폐기물처리 업체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폐기물처리 업체 추가 인수와 해외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후발주자인 만큼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코스닥 상장 폐기물 처리 업체인 KG ETS의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KG ETS는 수도권 내 생활·산업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업체다. 경기 시흥에 위치했다. 수도권은 전국에서 폐기물 처리 수요가 가장 큰 지역인 만큼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KG ETS의 실적은 매년 상승세다. 2018년 매출 1240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540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최근 폐기물 처리 업체 인수를 많이 하다보니 나온 이야기 같다”며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종합환경폐기물업체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면서 폐기물 처리 시장에 진출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고 23년 만에 사명도 바꿨다. 기존 건설업 위주에서 벗어나 아시아 대표 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분야의 M&A에 3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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