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 5만1000여건···전년比 38% 급증
갈 곳 잃은 유동자금, 신축 아파트 입주건 받는 조건에 상가 시장 유입 늘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3개년 상업 및 업무용 부동산 거래량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됐던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주택시장이 각종 규제로 묶여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 재건축 시장에서는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상가매물이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각종 세금과 대출 규제로부터 자유로우면서 신축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5만106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인 3만6984건에 견주어보면 38.1% 급증한 수준이다. 반면 2020년 상반기 거래량은 2019년 상반기(3만5307건) 대비 4.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연간 증가율이 2020년 상반기 보다 8.1배 가량 높은 셈이다.

이는 정부의 고강도 주택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유동 자금이 상대적 진입 장벽이 낮은 상업·업무용 부동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공급에 나선 역세권 단지 내 상가는 분양과 동시에 계약이 빠르게 마감되는 등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 인근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 단지 내 상가는 계약 시작 후 5일 만에 완판했고, 4월에는 더샵 송도 아크베이 단지 내 상가도 단기간 내 계약을 마감했다. 지난달 지하철 9호선 증미역과 가양역 역세권에서 분양한 마스터밸류 에이스 지식산업센터 단지 내 상가 역시 분양 시작과 동시에 당일 모두 완판됐으며, 지난달 말 입찰을 진행한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단지 내 상가 역시도 입찰 이틀 후인 24일 분양이 완료됐다.

재건축 시장에서도 상가의 가치가 아파트보다 높게 평가되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 입주권은 받을 수 있으면서 대폭 커지는 세율, 대출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향이다.

일례로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대지지분 108.2㎡ (구 32.7평), 권리가액이 22억9000만원 상가가 47억원에 나와 있다. 동일 단지 내에 권리가액을 26억2000만원으로 평가받은 아파트가 47억원에 나와있는 것에 견주어보면 상가가 약 3억원 이상 비싼 편이다. 두 매물 모두 추후 신축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상가의 경우 다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8.8%의 취득세가 없고, 수년 간 종합부동산세에서 자유로운데다 주택과 달리 대출까지 50%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더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이다.

이 일대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거래를 틀어막으니 다주택자들은 돌파구에 몰리게 된다. 입주권 실현 가능성 때문에 관심두는 사람들은 모두 다주택자들”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주택 대비 침체돼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부문에 집중된 규제는 상업용 부동산을 시차를 두고 밀어올리고 있다”며 “게다가 가속화되는 노령화에 은퇴세대들은 은퇴 준비를 못했다. 부동산의 패러다임이 주택에서 서서히 수익용 시장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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