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무인화 열풍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오프라인 유통 화두는 무인화다. 코로나19 시대와 최저임금 인상을 대비하는 유통업계의 무인화는 상황을 반전시키는 도구다.
유인에서 무인으로의 전환은 유통업계에 있어 당연한 결과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쇼핑 패러다임이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으로 넘겨진지 오래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될수록 대면 접촉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편의점 변화가 크다. 편의점은 젊은 연령층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보니 트렌드에 발맞춰가는 곳인 점을 감안해도 빠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편의점은 무인점포는 물론, 주간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점포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인화가 빨라진 이유로 코로나19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꼽는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쇼핑 주축이 옮겨졌고 최저임금도 해마다 늘어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에서 2019년 8350원, 2020년 8590원, 2021년 8720원이다.
빛이 있다면 그늘도 있다. 업계의 부담으로 인한 변화는 마땅하지만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완전 무인화가 이뤄지면 현장에는 소수의 점원과 셀프계산대만 남게 된다. 현장에 남는 소수 점원도 기계가 할 수 없는 상품 진열, 물건 나르기 등의 단순 업무만 하게 될 것이다.
무인화만 놓고 단정적으로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수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관점에서는 무인화 열풍이 반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기업 채용처럼 이력서는 필수, 경쟁률도 300대1에 달했다. 기자의 지인들은 일일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현장에서는 무인화를 반긴다. 기자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당일 취재해보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편의점, 카페 등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을 호소했다. 점주들은 아르바이트생 한 명 고용하기도 부담스럽다며 무인 기계를 도입하거나 점주 혼자 운영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년 최저임금 인상 관련 무인화 열풍은 거세질 것이다. 기자의 집 앞 이마트 기업형 슈퍼마켓도 최근 리뉴얼과 함께 셀프계산대가 도입됐다. 그 옆 식당도 셀프계산대를 도입했고, 카페도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식이다. 점주의 일 반 이상을 손님이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바람이 불며 온라인, 무인으로의 이동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에는 인력도 함께 사라진다. 경제난으로 인한 무인화의 불가피성을 이해하는 동시에 허전한 마음이 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