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야심작 마켓포, 4개월째 테스트만 거쳐
롯데온과 비슷한 마켓포, 퀵커머스 도전하지만 성과 낼지는 미지수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Market for) 정식 론칭이 답보 상태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합병과 함께 ‘초대형 커머스’ 탄생을 예고했지만 4개월째 테스트 단계만 거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이커머스 진출을 앞둔 마켓포는 차별점도 뚜렷하게 없어 네이버·쿠팡·SSG닷컴으로 굳혀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통합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를 하반기에 출시한다. 마켓포는 GS리테일의 자사몰 GS홈쇼핑·GS더프레시·랄라블라·달리살다·심플리쿡 등이 포함된 통합 커머스다.
GS리테일은 마켓포를 지난 4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마켓포는 롯데그룹의 롯데온과 유사하다. 마켓포와 롯데온은 오픈마켓을 도입, 명품과 같은 브랜드 유치를 하기 보다는 그룹 계열사를 한 데 모아 통합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마켓포는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으로 인한 ‘초대형 커머스’라는 타이틀로 지난해부터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2025년까지 취급액을 25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마켓포를 정식 론칭해 통합 커머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대해 GS리테일은 “내부적으로 마켓포 관련 여러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정식 론칭 전 세밀하게 검토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론칭 이후다. GS리테일은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맞춰 후발주자로서 마켓포 론칭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이커머스는 네이버·쿠팡·SSG닷컴 삼강체제로 굳혀진지 오래다.
또한 마켓포가 현재 테스트 단계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미흡한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돼야할 점으로 꼽힌다. 실제 마켓포 내 GS홈쇼핑 페이지는 기존 GS홈쇼핑 단일 앱과 큰 차이가 없고, 합배송도 불가하다. GS프레시몰·달리살다·심플리쿡 등은 장보기로 분류돼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합산해 결제할 수 있지만, GS홈쇼핑·더반찬·얌테이블 등은 파트너스로 분류된다. 즉 GS프레시몰 제품과 GS홈쇼핑 제품을 구매할 경우 따로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GS리테일의 H&B(헬스앤케어)스토어 랄라블라는 별도 앱으로 연결되고 있다.
GS리테일은 합병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마켓포는 합병 존속회사인 GS리테일의 강점인 식품과 건강 분야에 우선 집중해 간편식 및 다이어트, 건강 관련 자체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것”이라고 “향후 비식품 분야까지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GS리테일은 GS프레시몰을 앞세워 신선식품을 공략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1시간 이내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도 계획 중에 있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오프라인 매장을 각각 하나의 물류센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은 전국에 GS25 매장 1만4688개, GS더프레시 32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도심형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53%도 인수한 상태다. 그러나 신선식품은 이미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쿠팡프레시 등이 장악하고 있어 이 벽을 뚫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기에 GS리테일은 요기요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만약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하게 되면 전국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슈퍼 등 오프라인 플랫폼과 시너지도 예상된다. 다만 이 역시 요기요는 매물로 나온 이후 신사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 인수 이후 GS리테일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쿠팡·SSG닷컴에 이어 11번가도 아마존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고 GS리테일의 통합 시너지도 이커머스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세울지 지켜봐야 한다”며 “GS리테일은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센터로 유통망을 갖춘 만큼 상품보다는 빠른 배송, 물류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