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작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성과 저조
경영체제 개편…전략적 투자IP 확장 주력

송병준/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송병준 컴투스·게임빌 이사회 의장/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송병준 컴투스·게임빌 이사회 의장이 비게임 분야로 보폭을 넓혔다. 경영체제를 개편하고 신사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서머너즈워 지식재산권(IP) 확장을 가속화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외 대표작이 없는 데다 상반기 선보인 신작 성과도 부진했다. 경영체제 개편과 투자는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컴투스는 하나의 게임에 의존하는 ‘원게임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력 게임 흥행에 따라 회사 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에 원게임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4월 새로운 매출을 견인할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을 출시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이란 평가다. 출시 초반 일평균 매출액이 약 10억원에 달했으나 신작 효과는 짧았다. 2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38위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백년전쟁 일평균 매출액은 약 2억~3억원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시스템 네트워크 문제로 인해 급격히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연내 출시 예정이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출시도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게임사에서 신작 출시 지연은 상당한 악재로 작용한다.

하반기 출시할 몇몇 신작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컴투스 관계자는 “워킹데드IP 게임(타이틀 미정)과 NBA 등을 올해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9월 예정인 비공개테스트(CBT) 이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게임빌은 실적 반등 카드로 지난 3월 ‘아르카나 택틱스: 리볼버스’와 ‘프로젝트 카스 고(Project CARS GO)’를 공개했다, 이어 지난 5월 ‘로엠: 슬라임 헌터’를 연달아 선보였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2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100위권 밖으로 벗어나 있는 상태다. 

컴투스는 올해 서머너즈워 천공의아레나 7주년 대규모 프로모션으로 접속자 수와 일매출이 상승하는 등 IP 파워를 재입증했다며 연말 e스포츠 이벤트와 프로모션 마케팅을 통해 매출 반등을 노려보겠단 전략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실적 개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컴투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1456억원, 237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3·4분기 역시 기대작 부재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오랫동안 게임 부진이 이어지자 컴투스·게임빌은 비게임 사업으로 확장해 신규 성장 동력을 마련에 나섰다. 올해 경영체제를 개편해 전략적 투자와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송병준 의장은 컴투스·게임빌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의장직만 맡기로 했다. 게임보다 성장동력 투자에 집중하겠단 것이다. 양사 대표자리에 각각 송재준, 이용국 대표가 선임됐다. 이어 컴투스는 지난 6월 송재준 대표와 이주환 대표 체제로 다시 이분화해 신규 사업 추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란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두 회사가 선택한 신사업은 ‘블록체인’ ‘메타버스’ ‘가상화폐’ 등이다. 지난 4월 게임빌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지분투자를 단행해 지분 13%를 확보했다. 5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에 500억원을 투자해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두 회사는 대표 IP를 웹소설, 웹툰,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웹툰 전문 제작사인 케나즈와 공동으로 콘텐츠 제작사인 정글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정글스튜디오는 대표 IP 서머너즈워를 시작으로 내년 웹툰을 연재할 계획이다. 또 컴투스는 콘텐츠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에 지난 3월 투자했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승리호’의 CG 작업에 참여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업계는 해당 투자로 서머너즈워 IP를 영화, 드라마, 공연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게임의 수명은 짧기 때문에 게임비즈니스 모델이 다변화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라며 “최근 하나의 핵심 IP에서 성과를 거두면 웹툰, 영화, 굿즈 등 인접 미디어로 확대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런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성공한다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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