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장중 13만2600원까지 상승···장중 역대 최고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 성장 기대감 반영된 듯
목표가 최대 22만3000원···리스크도 살펴봐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오스템임플란트가 국내 증시에서 두드러진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만 세 배 가까이 상승한 상태로 한 때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우려로 투자자 외면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린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이 같은 성장성에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치과 기자재 회사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코스닥 시장에서 연일 신고가 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 3월 일찌감치 종전 최고가인 8만7200원(2016년 1월)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주당 1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도 주가 상승이 이어지며 이날에는 장중 13만26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롭게 썼다. 이 같은 흐름에 주가는 올해 초 5만원 대비 165% 넘게 올랐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인공치아)의 국산화를 통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은 기업이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1990년대 중반만하더라도 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스템임플란트가 ‘품질 좋은 임플란트를 외국 제품보다 싸게 보급하자’는 기치를 내걸고 1997년 설립됐고 외국산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설립 9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연간 매출도 2002년 136억원에서 2004년 386억원, 2015년엔 282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고령화 이슈와 맞물리면서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구조적인 임플란트 시장 확대에 따라 실적 성장 기대감이 깃든 것이었다. 이 기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2만7000원 수준에서 8만7000원까지 3배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다 후발 주자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경쟁력 유지에 대한 우려 등이 발생했고 주가 하락으로 지난해 1월에는 4만원 아래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최근 주가 상승 흐름은 과거 주가 상승기의 흐름을 넘어선다. 여기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기대감이 뒷받침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장 기대감이 다소 누그러진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임플란트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한 20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과 미국, 러시아 등 해외법인 매출 증대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9% 증가한 5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과 러시아에서는 각각 279억원과 146억원의 매출을 냈다. 두 나라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2.1%, 151.6%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의 향후 기대감도 커졌다. 특히 중저가형 제품이 아닌 고마진을 기대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중국 매출 중 프리미엄브랜드인 하이오센 브랜드의 매출비중은 2018년 8%에서 올해 2분기 20%까지 증가한 상태다. 미국에서도 기업형 치과병원을 중심으로 하이오센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시장 수요 회복과 해외 실적 증대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가 올해 매출 8475억원, 영업이익 147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14만500원에서 22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내건 목표주가 중 가장 높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역시 종전 대비 각각 45%, 41% 높은 16만원, 17만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다른 중국 소비주와 마찬가지로 중국을 둘러싼 정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슈가 발생했을 당시, 중국 북경법인의 의료기기경영허가증 연장 승인이 6개월 넘게 지연되면서 실적과 주가가 하락하는 아픔을 맛 본 바 있다.

이밖에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분류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임플란트 업체가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 다른 업체들이 뒤따라 시장에 진입하는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새로운 기술이나 전략을 빠르게 쫓아가는 기업) 전략을 쓰면서 시장 파이 나눠먹기가 되고 있다”며 “성장하는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어느 정도 높이고 유지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